‘서희건설 딸이 셋 있는데~’ 김건희 구속 결정타 이봉관 회장은 누구?

송경화 기자 2025. 8. 13. 14: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김건희 여사. 서희건설 홍보물 갈무리, 연합뉴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서희건설의 이진사댁에 딸이 셋 있는데. 하나, 둘, 서희! 그중에서도 셋째 딸이 제일 예쁘다던데. 그 셋째 딸보다 더 아름답게 더 우아하게 짓는 아파트. 서희건설의 서희 스타힐스.”

2011년 티브이(TV)에 방영된 서희건설 광고엔 이러한 시엠(CM)송이 등장한다. ‘최진사댁 셋째 딸’을 개사한 이 광고는 서희건설 이봉관(80) 회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고 당시 기사들은 전했다. 실제 손녀들이 출연하는 이 광고에는 세 딸을 둔 이 회장의 ‘가족 사랑’이 녹아있다는 취지의 설명과 함께였다.

이 회장은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김 여사에게 6천만원짜리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사줬다’는 자수서와 함께, 김 여사에게서 돌려받은 뒤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진품 목걸이를 특검에 제출해 김 여사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5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사 현황(토목건축)’을 보면 서희건설은 지난해보다 두 계단 오른 16위에 올라와 있다. 1982년 운송업체 ‘영대운수’에서 시작된 이 회사는 1994년 건설업종으로 전환한 뒤 199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초기 성과는 주로 포스코에서 나왔다. 이 회장이 포스코 출신인 영향이 컸다. 포스코 내부 토건 정비 공사를 맡으며 몸집을 키우다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건설업체가 됐다. 지난해 매출은 1조4736억원, 영업이익은 2357억원이었다.

이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교회 건축 사업에도 주력해 왔다. 2016년엔 ‘시이오(CEO)의 기도(서희건설 회장 이봉관 장로의 삶과 신앙)’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영산성전, 명성교회 본당, 장충교회, 청운교회 등이 서희건설이 지은 교회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회장에겐 시엠송 가사처럼 딸이 셋 있다. 이은희(52) 서희건설 통합구매본부 총괄, 이성희(50) 서희건설 재무본부 총괄, 이도희(43) 서희건설 미래사업본부 총괄로, 모두 서희건설에서 주역을 맡고 있다. 셋째 이도희 총괄은 검사 출신이다. 세 딸은 서희건설 주식을 각각 0.81%, 0.72%, 0.72% 가지고 있다. 서희건설 사명은 ‘희’자 돌림 딸이 ‘셋(서이)’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주목되는 건 사위 모두 법조인이라는 것이다. 둘째, 셋째 사위 모두 법조인이며 맏사위는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다. 이 회장이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건네며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의 주인공이 바로 그다. 2022년 3월 대선 직후 목걸이가 건네졌고, 맏사위는 같은 해 6월3일 국무총리 비서실장(차관급)에 임명됐다. 김 여사는 같은 달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문제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착용했다.

같은 시기인 그해 6월28일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는 세종시 국무총리 공관에서 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의 비서실장을 뽑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에게 선택하라고 했더니, 대통령이)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세 번을 물었다”며 “‘걱정 마시고 뽑아주십쇼’(라고 답했더니) 며칠 뒤에 박성근 전직 검사님을 딱 (임명했다)”고 했다.

2022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박성근 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 출범 뒤인 2022년 9월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에서 박 전 비서실장은 229억2772만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박 전 비서실장의 부인 이은희 총괄의 서희건설 주식 등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할 것을 통보했으나 그는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내기도 했다.

박 전 비서실장은 2023년 12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직에 사의를 표하고 22대 총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부산 중구·영도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했다.

목걸이가 논란이 되자 이 회장은 지난 11일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준 게 맞다’는 내용의 자수서와 진품 목걸이를 특검에 제출했다. ‘십수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는 김 여사의 진술을 뒤집을 결정적 증거였다. 결국 법원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12일 밤 발부했다.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순간이었다.

특검은 11일 서희건설을 압수수색했고, 이날 서희건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31% 급락한 1623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지난달 31일 부사장이 횡령 혐의로 기소된 여파로 현재 거래 중지 상태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