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늘 의대별 증원 수 발표…교수들은 사직 결의 '초긴장'
50명 미만 미니 의대, 2배까지 늘어날지 주목
모두 미니 의대인 경기·인천도 증원 이뤄질 듯
의사과학자 정원 별도 신청한 대학도 관심사
의료계 반발 예고…의대 교수, 25일 집단 사직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정부가 2000명이 늘어나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증원분에 대한 대학별 배분 결과를 20일 오후 발표할 전망이다. 지방 거점국립대와 정원 40~50명대 '미니 의대'는 많게는 지금의 2배까지 정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와 경북대 등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정원을 함께 신청한 대학들도 많은 만큼 관련한 배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이다. 배정 결과에 따라 의대 지형이 크게 바뀔 만큼 그 영향이 매우 클 전망이다.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주장해 왔던 의료계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오는 25일 집단 사직을 예고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후 대학별 의대 정원 배분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한 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입시를 치를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현재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증원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 왔다.
앞서 4일까지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에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3401명까지 늘릴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이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복지부) 등이 참여한 배정위원회를 열어 심사를 진행해 왔다.
정부는 배정위 구성원은 물론 일정과 운영사항 일체를 극비로 다뤄 왔다. 배정위가 가동된 시점은 지난 15일로 주말 포함 닷새 만에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의대 증원을 계획대로 2025학년도에 적용하려면 지난해 확정했던 대학별 대입 전형을 고쳐야 한다. 아무리 늦어도 4월말까지는 결론을 내야 하는 만큼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었단 게 정부 입장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대로 증원 정원은 비수도권에 80%(1600명), 수도권에 20%(400명) 가량 배분될 것으로 여겨진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지역 의대 증원을 최소화하고 경기와 인천 위주로 증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지를 기준으로 비수도권 의대는 27개교에 총 2023명이며, 수도권은 13개교에 1035명이다. 서울은 8개교에 826명, 경기와 인천은 5개교에 209명이다.
정부가 지역에서도 수도권 대형 병원을 찾지 않아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만큼, 비수도권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증원되는 정원을 많이 배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이들 국립대 의대에선 해당 대학의 소재지 출신 고교 졸업생이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 선발전형'의 비율이 전체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6일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비수도권 의대에 입학 시 지역인재 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역인재 전형 선발 대상 지방의대는 26곳으로, 지난해 확정됐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기준 60% 이상을 충족한 곳은 동아대, 부산대, 전남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조선대, 대구가톨릭대 7개교다.
현재 지역인재 전형의 선발규모 법정 기준은 지역 내 인구가 적은 제주와 강원 지역만 20%가 적용되며 나머지 비수도권 의대는 40% 이상을 충원해야 한다.
강원대와 제주대를 제외한 충북대·충남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북대·전남대 등 거점국립대 7개교의 정원은 200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가 경기와 인천 지역을 늘린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소규모 의대 위주의 정원 확대 기조와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엔 서울대(135명)를 필두로 경희대, 연세대, 한양대(각각 110명), 고려대(106명) 등 정원이 이미 100명 넘는 의대가 다수 포진됐다.
반면 경기와 인천 지역은 인하대(49명)를 제외하고 성균관대, 아주대, 차의과대(의학전문대학원), 가천대 등 남은 4개교가 모두 정원이 40명인 '미니 의대'다.
비수도권인 건국대(글로컬·충주),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을지대, 제주대는 각각 40명이다. 강원대, 건양대, 가톨릭관동대, 동국대(WISE·경주), 동아대, 충북대는 각각 49명으로 소규모다.
교육에 들어가는 투입 대비 등록금 수입 등 '규모의 경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던 만큼 미니 의대의 정원은 1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수요도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고려한 정원 배분에 나설 지도 주목된다. 서울대가 의과학과 신설을 전제로 정원 50명을 신청했고, 경북대 등도 관련 정원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미 거센 반발이 예고돼 있다.
20개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참여하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는 25일부터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기로 의결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사직서를 내고, 이를 취합해 25일 대학과 병원에 일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 교수 비대위도 오는 25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고, 삼성서울병원을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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