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케이뱅크, 비트코인 열기에 몸값 올라 IPO 청신호
두나무와 손잡은 케이뱅크도 실적 개선 청신호
빗썸·케이뱅크, 상장 추진…호황 지속 여부 관건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외주식 시장에서 관련 종목의 몸값도 뛰고 있다. 거래량 증가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두나무와 빗썸은 물론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계좌를 제공하는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역시 비상장 주식 가격이 크게 올랐다.
5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빗썸코리아의 장외주식 가격은 직전 평균 체결가 대비 4.52% 급등한 16만20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5일 거래 가격인 10만6000원과 비교해 1개월 만에 53% 상승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도 직전 체결가 평균보다 3.57% 뛴 1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나무 역시 최근 한 달 만에 장외주식 가격이 44% 올랐다.
국내 1,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와 빗썸의 장외주식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달부터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늘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까지 6000만원을 밑돌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600만원을 넘어섰다. 최근 1개월간 50% 가까이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은 올해 1월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발행과 매매를 승인한 이후 잠시 조정을 받다가, 지난달 초부터 1개월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함께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이 동반 상승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지난달 5일 318만원에서 이날 510만원으로 올라 1개월 만에 5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빗썸에 상장된 월드코인의 경우 지난달 초까지 3000원대에 거래됐지만, 이날 1만1000원으로 약 270% 급등했다. 월드코인은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최근 인공지능(AI) 테마에 투자가 몰리면서 한 달간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으로 장외주식 가격이 오른 곳은 두나무, 빗썸뿐이 아니다.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비상장 주식 가격이 67.6% 상승했다. 케이뱅크 주가는 지난달 말 1만9300원까지 오른 후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이날 거래 가격은 1만7700원으로 직전 체결가 평균치보다 2.9% 올랐다.
현행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상 가상자산 거래소는 반드시 시중은행으로부터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아야 사업을 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2019년부터 업계 1위인 업비트에 계좌를 제공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2022년까지 4년간 업비트로부터 388억원의 계좌 이용 수수료를 받기도 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이 지속될 경우 빗썸과 케이뱅크의 증시 입성에도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9월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한 직후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왔다. 4개월간 무료 수수료 정책을 도입해 한때 10% 미만으로 떨어졌던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12월에는 거래 지원을 중단했던 위믹스 코인을 재상장하기도 했다. 빗썸이 지난달 5일부터 수수료를 다시 유료화한 이후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 달간 많은 수수료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18일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IPO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달 26일 케이뱅크의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953만명에서 2개월 만에 50만명이 증가한 것이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해 케이뱅크의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증가로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승장이 한 달 남짓 이어진 상황에서 장기간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거래량이 줄어들 경우 빗썸 등의 수익 증가 폭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경우 지난달 5일부터 0.04%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이전 수수료율 0.04~0.2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수료 유료화 이후 국내 시장에서 빗썸의 점유율은 다시 20%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라며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조정이 길어질 경우 목표로 했던 내년 증시 입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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