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히든챔피언] "나만의 기술로 1등 제품 만들어야 진정한 챔피언"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12. 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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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 여파로 내년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옵니다.

향후 위닉스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묻자 윤 회장은 "기업에 규모의 확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성과 연속성"이라며 "유행과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챔피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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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명가 윤희종 위닉스 회장
삼성과 일하며 품질경영 눈떠
협력사 최초 '삼성인상' 수상
열교환 기술 국내 첫 상용화
냉온수 정수기부터 시작해
공기청정기·제습기 국내 1위
윤희종 위닉스 회장이 15일 회사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매일경제와 만나 회사 경영 철학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 여파로 내년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수년간 성장률 또한 낮아지며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는 경제의 뿌리이자 중추인 중견·중소·벤처 기업들이 다시 한번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로 중견·중소·벤처 기업계와 머리를 맞대 '실력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전하는 기획을 연재해 한국 경제에 희망을 전하고자 합니다.

15일 창업 50주년을 앞둔 생활가전 중견기업 '위닉스'의 창업주 윤희종 회장(76)에게 지난 50년간 기업을 이끈 소회를 묻자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창업 초창기 두 번의 부도를 경험했던 윤 회장은 이제 위닉스를 이끌며 임직원 1300여 명과 함께하고 있다.

그는 "기업이 부도나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다름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기업 하나가 망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욕심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안정적으로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했다"고 덧붙였다.

부도를 경험한 뒤 재기한 윤 회장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위해서 찾은 '안정적인 거래처'는 삼성전자였다. 1980년대 삼성전자는 주기적으로 '새벽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벽에 제조공정 중 나온 불량 제품과 부품을 전시했다. 위닉스를 포함한 협력사들은 새벽시장에 가서 불량을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했다. 삼성전자가 새벽시장을 여니 위닉스는 '야시장'을 열었다.

윤 회장은 "자체적으로 품질에 문제가 있는 부품들을 전시해 놓고 작업반장들이 늦은 밤까지 문제를 개선해 나갔다"고 말했다. 윤 회장도 항상 현장에 있었다. 회장이 직접 품질경영을 챙기다 보니 타 협력사보다 대처가 빨랐고, 삼성이 요구하는 품질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위닉스가 국내 최초로 냉장고에 사용되는 열교환 기술을 국산화한 것도 이러한 품질경영이 계기가 됐다.

위닉스는 삼성전자 협력사로는 처음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했다. 거래처와의 관계가 견고해지면서 안정적으로 회사가 크고 있었지만 윤 회장은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부품 납품만 하다 보니 거래처로부터 주문이 들어와야만 납품을 할 수 있었고, 가격도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다"며 "소작농과 다를 바 없더라"고 회상했다. 윤 회장은 제대로 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주처럼 내 땅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바로 회사만의 자체 제품과 브랜드였다.

1988년 위닉스는 열교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냉온수 정수기'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이후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건조기, 창문형 에어컨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장했다.

1999년 출시한 제습기의 경우 위닉스가 국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윤 회장은 "한국에서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습기가 알려졌지만 미국에서는 이보다 앞선 2003년부터 시카고 시어스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이름을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제습기와 공기청정기는 국민소득 1만달러가 넘어야 쓰기 시작하는 선진국형 제품이라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영업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갔다"고 설명했다.

위닉스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미국 시장에서 르보잇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3위가 다이슨이다.

향후 위닉스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묻자 윤 회장은 "기업에 규모의 확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성과 연속성"이라며 "유행과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챔피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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