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통째로 삼켰다...초대형 비단뱀에 플로리다 비상

박선민 기자 2023. 3. 1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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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플로리다주에서 악어를 통째로 삼킨 비단뱀이 발견됐다. /트위터

미국 플로리다주에 비단뱀이 확산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 정부는 비단뱀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포상금을 걸고 대회까지 개최하고 나섰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최근 20년간 버마왕비단뱀 개체 수가 급증해 현재 수만마리가 플로리다주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버마왕비단뱀은 남아시아 열대우림이 원서식지로 ‘세계 5대 뱀’으로 알려져 있다. 뱀아목(亞目) 동물 4038개 종 가운데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꼽힌다. 평균 길이 약 5m, 무게는 90kg에 달한다.

USGS는 버마왕비단뱀이 플로리다주 남부의 열대습지 자연지대인 에버글레이즈를 보호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버마왕비단뱀이 토착종을 닥치는대로 잡아먹어 생태 피라미드를 붕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버마왕비단뱀이 급증하기 시작한 이래로 에버글레이즈에 사는 도요새류, 물떼세류, 습지토끼, 흰꼬리사슴 등의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한다.

플로리다에서 거대 비단뱀 목격담은 자주 전해진다. 지난해 11월에는 1.5m에 달하는 비단뱀이 악어를 통째로 삼킨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안겼다. 2021년에는 알 122개를 뱃속에 품은 97.5㎏짜리 암컷이 발견됐다. 이 같은 사례는 주로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등 늪지대에서 발견되지만, 네이플스나 마이애미 외곽 등 도시 주변에도 자주 출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5월에는 플로리다주 남부의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서 1.2m 길이의 비단뱀이 나와 사람을 문 적이 있다.

포획한 비단뱀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고 있는 시민들. /트위터

이에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 위원회(FWC)는 2013년부터 매년 ‘비단뱀 제거대회’라는 이름으로 버마비단뱀 잡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비단뱀 사냥 성적에 따라 상과 포상금을 수여한다. 지난해에는 977명이 참가했으며 1등은 총 28마리를 잡아 상금 1만 달러를 받았다. 대회와 별도로 비단뱀을 잡는 사람들에게 포상금과 함께 수당을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미국 언론은 1970년대 비단뱀이 애완용으로 기르기 위해 무분별하게 수입됐던 점을 개체수 급증의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언론은 “비단뱀은 1970년대 미국에서 인기 있는 이국적인 애완동물이었으나, 너무 커지면서 주인들은 결국 비단뱀을 무단으로 방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생된 비단뱀들이 번식을 거듭하면서 수입과 소유관을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나왔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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