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민심-대구]"'나의 대통령' 아직 못 정해"..중도·무당층 표심 '안갯속'
실익 우선..보수정당 향한 '묻지마식 투표' 균열 조짐도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기자 - "투표 하실 거죠? 지지 후보 정했습니까?"
50대 대구시민 - "지금으로서는 투표장 가지 말까, 싶네요. 누굴 찍어야 합니까. 도리어 제가 묻고 싶어요."
대구에서 한 대선 후보의 주말 집중유세가 진행된 지난 26일 동성로에서 만난 50대 시민은 투표 의향을 묻는 기자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 양반(당시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발언을 하던 대선 후보)이 그나마 가장 선명하고 똑똑한 것 같긴 한데, 지지율이 4등이라서 뽑아줘도 제 표가 사표될 것이 분명한데, 도대체 누굴 뽑아야 하냐"며 기자에게 반문했다.
이어 "결국 여야 2명 중 1명은 뽑아야 할 것 같은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8일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주요 승부처인 TK(대구·경북)지역 분위기가 예전 대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박빙의 양강 구도를 형성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자들은 더 강하게 결집하고 있지만, 찍을 후보를 정하지 못한 무당층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악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선거 구도와 양강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상황에서, 호감은 있되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찍자니 사표(死票)가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양강 후보에게는 표심을 선뜻 내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구의 직장인 홍모씨(40)는 "당내 분위기와 특정 후보의 열혈 지지자들이 이끄는 표심에 휩쓸릴 이유가 없는, 말 그대로 무당층인데 아직까지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홍씨는 "그나마 호감이 가는 후보가 있기는 하지만, 그 후보의 지지율이 낮아 당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아직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권모씨(35·여)는 "투표는 꼭 할 생각인데, 하루에도 몇번씩 생각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한다. 결국 정책과 공약을 통해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후보들의 공약도 성별 갈등, 이념 갈등 등을 조장하는 것만 생각난다. 진정성이 깃든 공약을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진영논리와 지역대결이라는 정치풍토가 낳은 고질적 병폐인 보수정당을 향한 '묻지마 투표' 기류는 일부 60대 이상 등에서만 감지되는 등 지역구도 균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30세대를 필두로 대부분의 세대가 진영논리와 이념보다는 유권자 본인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나의 대통령'이 누구일지 막판까지 고민하는 모양새다.
대구의 한 자치단체 공무원인 박모씨(55)는 "민주당이 그다지 잘한 것이 없지만, 민주당이라고 해서 이유 없이 무조건 미워하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너무 부끄러운 짓 아니냐"며 "지금 후보 3명을 놓고 고민 중인데, 나와 가족의 미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번 주 내로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여당과 야당은 TK의 무당층과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승패를 가를 승부처로 보고 TK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선을 9일 앞둔 이날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당 대표가 직접 동대구역을 찾아 유세를 벌이며,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당 대표가 대구를 찾아 윤석열 후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한편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회사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4명을 대상으로 '만약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느냐'고 묻자 응답자의 42.4%는 윤 후보를, 40.2%는 이 후보를 꼽았다.
이 조사는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휴대전화 가상번호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한 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2.6%다.
2022년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지역 인구비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앞서 지난 2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38%로, 윤석열 후보의 37%를 오차범위 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상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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