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개미 '아뿔싸!'.. 다시 천슬라 육박하는 테슬라

홍준기 기자 2021. 10. 25. 18: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900달러 돌파 역대 최고.. 서학개미, 최근 넉달간 많이 팔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성수서비스센터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138억달러(약 16조2150억원)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뉴시스

“천슬라(주가가 1000달러인 테슬라) 되지 않을까요?” “역시 장투(장기투자)가 답이었는데 괜히 팔았네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지난 22일 909.68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자 일부 투자자는 ‘후회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테슬라는 올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이지만, 지난 7월부터는 테슬라 주식을 팔아버린 투자자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개인 투자자는 테슬라 주식을 12억63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 애플(6억5400만달러)의 2배 가까운 규모다. 그런데 월별로는 흐름이 달라졌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7월부터 테슬라를 순매도하기 시작했다. 2019년 12월 이후 19개월 만에 월간 기준으로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7월부터 이달 22일까지 테슬라를 4억5200만달러가량 순매도했다.

◇다시 날아오른 테슬라 주가

올해 초에도 ‘천슬라’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다. 지난해 705.67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월 26일 883.09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떨어지며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테슬라는 지난 3월 8일에는 563달러까지 추락했다. 당시에는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테슬라 같은 ‘성장주’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주가 하락에 실망한 서학개미들은 500달러대이던 테슬라 주가가 600달러 후반대로 오른 7월부터 ‘팔자(매도)’에 나섰다. 그런데 서학개미들의 예상과 다르게 이때부터 테슬라 주가가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지난 21일 894달러로 900달러 선에 근접했고, 다음 날에는 9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데도 테슬라 주가가 오르는 까닭을 증권가는 실적에서 찾고 있다. 테슬라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은 14.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도 판매량이 많았을 뿐 아니라 원가 절감 효과도 예상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통상적인 판매 성수기인 4분기에는 판매가 인상의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모델 S·X 등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도 늘어나는 만큼 실적 모멘텀(주가 상승의 계기)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선발 업체인 테슬라의 경쟁 우위가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도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개인 투자자는 테슬라 주식을 평균 760달러에 순매수했는데, 22일 종가와 비교해보면 평균적으로 19.7%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테슬라는 순매수 1위일 뿐 아니라 지난 22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이다.

◇개별 종목보다 ETF로 투자하는 서학개미들

원래 테슬라 같은 개별 종목에 많이 투자하던 서학개미들의 투자 패턴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같은 간접 투자 상품 투자로 바뀌고 있다.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순매수 1위(2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에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ETF였는데,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ETF(5개)나 ETN(1개)이다.

서학개미들이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보다는 시장이나 업종 전체에 투자하는 ETF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ETN의 경우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처럼 추종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들이 있는데, 화끈한 수익률을 기록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이러한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지수가 상승하면 상승률의 3배 수익이 발생하지만,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