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시름 앓는 동물들에게 비타민D 줬더니..
인간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영양소들이 있다. 5대 영양소라고 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그리고 13가지 비타민과 13가지 무기질이 그것이다.
우리 몸이 힘을 내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다량영양소(macronutrients)라고 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일일 필요 섭취량이 1mg 정도의 소량이므로 미량영양소(micronutrients)라고 부른다. 이들 영양소는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외부에서 보충해야 한다.
대부분의 영양소는 하루 세끼 식사를 통하여 보충할 수 있지만 문제는 영양소의 질이다. 건강하지 못한 토양과 환경 때문에 음식물 자체의 영양가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현대인의 불규칙한 식사 습관과 술, 담배 등은 영양소를 낭비하게 한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하려면 우리 몸에서 쉬지 않고 일어나는 각종 화학반응을 도와주는 비타민의 충분한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비타민 중에서 유일하게 음식이 아닌 햇빛으로 보충해야 하는 것이 바로 비타민D이다. 햇빛(자외선B)이 우리 피부에 닿으면 피부 밑에 있는 지방인 콜레스테롤과 결합하여 비타민D가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비타민D는 대부분 간이나 지방세포에 저장된다. 우리가 보충제로 복용하는 비타민D 또는 식물 및 생선, 계란 등에 포함된 비타민D도 모두 이와 같이 간이나 지방에 저장된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변해 온 인간의 생활 방식과 정책의 혼란으로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88%, 한국인의 경우 거의 90%가 비타민D 부족 및 결핍 상태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이 비타민D 결핍임을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건강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갖게 됐지만, 거의 예방 가능한 심각한 질환들을 계속해서 앓고 있다. 일상이 바쁘고, 업무가 많고, 나이가 들었으니⋯, 식습관과 생활 패턴이 불규칙적이니⋯, 운동은커녕 건강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살았으니⋯, 이처럼 자신을 탓하며 불가항력적으로 받아들이는 증상 및 질환들이 많은 것이다.
알고 있는가? 이들의 대부분이 비타민D가 부족하거나 결핍되면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거나 결핍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의 7가지이다.
피부가 좋지 않다=여성들 중에 피부가 거뭇하고 까칠하며 탄력이 없고 기미가 생기며 활색이 없다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피부에서 비타민D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피부는 몸속과는 전혀 달라서 태양 빛을 받아야만 비타민D가 만들어지고 이 비타민D는 즉시 피부에서 활성형으로 변하여 피부 세포를 활성화시켜 준다. 또한 태양빛으로 만들어진 비타민D는 즉시 타키스테롤(tachysterol) 및 루미스테롤(lumisterol) 등 비타민D 유도체로 변하여 피부를 노화시키는 자외선의 작용을 억제해 준다. 따라서 피부를 보호하겠다고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비타민D를 차단하다 보면 외려 피부의 탄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우울하다=현대 사회에는 이유 없이 외롭고 슬프고 마음이 착잡하고 우울하다는 사람이 매우 많다. 이들은 모두가 감정을 지배하는 세로토닌(serotonin)이 부족한 분들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들은 대부분 비타민D에 결핍되어 있다. 다행히도 비타민D가 뇌에서 감정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우울증을 예방, 치료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임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비만이다=영양 과잉인 현대 사회에서 비만자는 날로 늘어만 간다.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 역시 마찬가지이다. 놀랍게도 비만자들 대부분이 비타민D가 결핍되었거나 매우 부족하다. 그리고 비타민D 부족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병에 걸리기 쉽다. 다행히도 비만자가 비타민D를 복용하면 식욕이 감소하여 체중을 줄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
피로하다=만성 피로는 현대인들, 특히 직장인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질환이다. 피로라곤 모를 것 같은 운동선수들 역시 피로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놀랍게도 이들은 대부분 비타민D 결핍이다.
허리가 아프고 걷기도 힘들다=허리를 다친 일이 없는데도 허리가 둔하게 아프고 통증이 심해 심지어 걷기도 힘들다는 이들은 대부분 뼈가 말랑 말랑하게 된 골연화증(osteomalacia) 환자들이다. 그리고 골연화증은 비타민D 결핍 때문에 생긴다.
골다공증은 갱년기 이후 여성 호르몬이 없어질 때부터 발생하는데, 칼슘 양은 충분하지만 칼슘이 침착해야 하는 뼈의 기둥에 해당하는 콜라겐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뼈 곳곳에 구멍이 나는 증상이다. 통증은 없지만 혹여 넘어지기라도 하면 뼈가 쉽게 골절된다. 물론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도 걸린다.
그러나 비타민D가 결핍되었을 때 생기는 골연화증(osteomalacia)은 골다공증(osteoporosis)과는 매우 다른 병이다. 골연화증의 경우 주로 허리와 골반 뼈와 다리뼈가 연해지고 시큰거리며 아프다. 비타민D는 묵은 뼈를 완전하게 없애면서 새 뼈가 생기는 13주간의 모든 과정을 진행시켜주는데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을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소장에서 칼슘이 전혀 흡수되지 못하므로 뼈를 만들 때 사용되는 칼슘이 부족해서 뼈가 연해지고 아프게 되는 것이다.
감기나 피부병 등 잔병에 자주 걸린다=감기 등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병 등 잔병에 자주 걸리는 분들은 면역 기능이 약하다. 이들은 대부분 비타민D 결핍자이다.
비타민D는 병균이 침입할 때마다 즉시 카세리시딘(cathelicidine)이라고 하는 생리적 초 광범위 항생물질을 만들어내어 병균을 없애준다.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감기 바이러스든, 독감 바이러스든, 메르스 바이러스든, 간염 바이러스든 종류에 상관없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며 각종 세균 감염도 예방한다.
비타민D는 이 같은 급성 병을 예방하고 치료해 주는 내인성(선천성) 면역 기능을 총괄하여 담당하고 있다. 그러니 비타민D가 부족하면 병균에 대항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떤 백신이든 비타민D가 부족하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만성질환에 시달린다=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건선, 만성 바이러스 간염, 지방간, 소아재발성중이염, 만성 폐쇄성 폐질환, 안구건조, 갑상선기능 항진증 및 저하증, 류머티즘 관절염, 과민성대장증후군, 각종 암(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폐암, 간암,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등), 치매증, 파킨슨병, 우울증 등의 만성 질환자 들은 대부분 비타민D가 결핍되었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다.
비타민D는 어떻게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줄까?
비타민D는 인체 내 면역세포와 면역인자를 모두 조절하면서 만성병을 예방하고 합병증을 예방해주는, 이른바 적응성(후천성) 면역기능을 총괄하여 담당하는 호르몬이다. 특히 대부분의 만성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방지할 뿐 아니라 사망이 예고된 중환자실의 환자들도 비타민D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수명 기간이 길다는 임상 보고도 많다.
간에 저장된 비타민D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중간활성형 비타민D 칼디시올(25-hydroxy vitamin D)로 바뀌어 혈액을 타고 돌아다닌다. 그리고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중간활성형 비타민D 칼디시올은 신장에서 활성형 비타민D 칼시트리올(1,25-dihydroxy vitamin D)로 변하여 칼슘과 인의 대사에 활용된다. 신장 외에도 우리 몸 전신에 퍼져있는 세포나 기관에서도 비타민D가 활성형으로 바뀌어 바로 그곳에서 활용된다는 내용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비타민D 연구에 있어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미국 보스턴 의대 마이클 홀릭 박사는 세계 최초로 인체 내 중간활성형 비타민D와 활성형 비타민D를 모두 발견한 학자다. 그는 이미 30년 전에 비타민D가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과 햇빛이 피부에서 비타민D를 합성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단언컨대 홀릭 박사는 기초과학자 및 응용 과학자로서 또 교육자 및 임상인으로 한 평생을 비타민D 연구에 바침으로써 많은 질병의 치료 체계를 확립했다.
2014년 봄 미국 출장 중 우연히 홀릭 박사를 만나게 되었다. 이미 그의 저서 《The Vitamin D Solution》을 읽었던 필자는 엄청난 반가움과 호기심으로 홀릭 박사와 대화를 나누게 됐고, 이후 홀릭 박사의 책을 당시 필자가 센터장으로 있었던 비타민D 정보센터에서 한국어로 번역했다. 《건강솔루션 비타민D》(푸른솔 출간)에서는 인간의 진화 과정과 비타민D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비타민D가 동물들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2000년대 초 홀릭 박사는 미국 내 여러 동물원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았었다. 그는 구루병 징후를 보이는 아기 고릴라, 걷기 힘든 북극곰, 부화하기 어려운 알을 낳는 코모도 왕 도마뱀 등에게 당시 기준으로서는 대량의 비타민D를 투여하였고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동물들이 건강을 회복했다. 비타민D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필수 불가결한 중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홀릭 박사는 지금도 여전히 비타민D와 관련된 많은 임상 실험을 진행하며 비타민D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니 위와 같은 증상 및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하루빨리 비타민D 수치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십중팔구 대부분 비타민D 결핍 내지는 부족으로 판명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늦지 않았다. 전문 보건인의 도움을 받아 적당한 양의 비타민D를 보충하면 많은 부분에서 정상적인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비타민D만 제대로 섭취해도 내 몸을 제대로 지킬 수 있다.
에디터 코메디닷컴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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