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만 보면 사지가 떨려.." 국정원 직원 줄줄이 진술 번복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트위터 활동에 연루된 심리전단 소속 요원이 연이어 법정에서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을 번복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는 "검사만 보면 사지가 떨리고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라고 읊조리며 검사의 질문과 상관없는 하소연을 쏟아냈다.
1987년 옛 안전기획부에 입사한 뒤 지난해부터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베테랑 요원' 김씨는 검사가 조사 당시 진술을 읽어주자 "(내가) 그렇게 장황하게 얘기했다면 거의 천재다. 나는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일목요연하게 진술할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스스로를 깎아 내렸다. 또 트위터 활동 정황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키 크고 덩치도 큰 팀장(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이 와서 우리가 진술을 해야 살 수 있다는 둥 없다는 둥 했다", "새벽에 체포돼 아노미 상태였다"는 등 엄살 섞인 동문서답으로 진술을 회피했다.
전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심리전단 3파트 소속의 김모씨도 즉답을 피하며 "내가 원래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말해 방청객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우선 두 직원의 법정 진술과 검찰 조사 당시 진술 중 어느 것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한 뒤 검찰이 제시한 트위터 관련 증거들의 채택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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