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아파트, 2주만 빌려 쓸래요”
30대 주부 최모씨는 지난주부터 가족과 함께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를 2주 동안 빌려 살기 시작했다. 기존 집을 팔고, 새로 산 집에 입주하는 시기가 맞지 않아 단기 거처가 필요했는데, 주 단위로 빌려주는 아파트를 찾은 것이다. 보증금 33만원에 2주간 임대료는 71만원. 그는 “하루 거주비가 5만원꼴로 시내 호텔이나 에어비앤비 숙소를 빌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해 만족한다”고 했다.
이사나 인테리어 공사로 잠시 살 곳이 필요한 사람들, 타 지역으로 장기 출장을 나온 직장인들 사이에서 일주일 단위로 계약이 가능한 초단기 임대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초단기 임대주택 플랫폼 ‘삼삼엠투’는 올해 1분기에만 전국에서 2만9490건의 계약을 중개하고, 351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계약 건수와 거래액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또 다른 플랫폼 ‘리브애니웨어’는 초단기 임대로 중개하는 주택 매물이 2023년 6700개에서 지난해 1만2000개가 돼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주 단위 임대는 전·월세 계약처럼 수백만~수천만원의 보증금이 필요 없고, 숙박 시설이 아닌 일반 가정집처럼 생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삼엠투를 운영하는 스페이스브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 10명 중 8명이 이사 준비나 인테리어 공사, 출장 등 여행 이외의 목적을 위해 활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여행보다는 길게, 한 달보다는 짧은 기간 머물 숙소를 찾는 ‘틈새 수요’가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주 단위 임대로 집을 내놓는 집주인도 계속 늘고 있다. 보증금을 목돈으로 받을 수는 없지만, 통상적인 월세를 받는 것보다 임대료가 30% 정도 높고, 전세나 월세 세입자를 구하기 전 집이 비어 있는 ‘공실’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숙박업과 달리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고, 세입자에게 침구 교체,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돼 덜 수고롭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단기 임대는 전·월세와 다르게 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아 이용자가 30만원 안팎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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