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 쉬워진다? Q&A로 본 규제 개선 내용
국토교통부가 13일 한국주택토지공사(LH)·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부동산원 기관장이 참석하는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열고,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일부 법 개정 사항도 있지만 대부분 정부 차원에서 시행령이나 규칙 개정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이 다수다. 최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폐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종합부동산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임대차2법 등 국회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사안들은 이번 논의에서 제외됐다. 이날 국토부가 내놓은 주요 규제 개선 중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1. 지난해 빌라 등 비(非)아파트 전세금·임대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전세보증금은 공시가격의 150% 이하’에서 ‘공시가격의 126% 이하’로 강화됐다. 전셋값을 높여 무자본 갭투자에 나서는 사람을 줄이려는 취지였지만,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다 보니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몰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정부 발표에 ‘공시가격의 126% 이하’ 규정 개선 내용이 포함되었나?
A1:정부는 빌라 등 비아파트의 전세금·임대보증금 반환 보증가입 기준에서 ‘공시가격의 126% 이하’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HUG 인정 감정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집주인이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의를 신청하고, HUG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공시가격 대신 감정평가액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때 HUG는 감정평가법인에 예비감정을 의뢰하고, 집주인은 예비감정 결과를 토대로 본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본감정을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시가는 시세에 못 미치기 때문에 감정가를 활용하면 보증보험 가입 가능 액수도 상향될 전망이다.
예비감정과 본감정은 모두 HUG가 직접 의뢰한 감정평가법인이 실시한다. 집주인과 감정평가사가 결탁해 감정가를 부풀리는 ‘업(up) 감정’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7월 중 감정평가법인 5~6곳을 선정해 늦어도 7월 하순부터는 임대인으로부터 이의 신청을 받기 시작할 예정이다. 연간 2만∼3만가구로부터 이의 신청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Q2. 최근 수도권에선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청약 저축이 주요 재원인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A2:정부는 1983년부터 10만원으로 유지되어 온 청약통장 월납입금 인정 한도를 25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현재는 청약통장에 10만원 보다 많이 입금한 경우에도 공공분양 청약 인센티브 등에 활용되는 월납입금으로는 10만원까지만 인정되고 있다. 월납 한도가 25만원으로 늘어나면 납입 총액 기준으로 당첨자를 가르는 공공주택 청약 때 젊은 무주택자들의 당첨 가능성이 올라갈 수 있다. 또 매달 25만원씩 청약통장에 저축하면 소득공제 최대 한도(1년에 300만원)를 채울 수 있어 세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같은 혜택부여가 청약저축 활성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민영‧공공주택 중 한 곳에만 청약할 수 있는 청약 예금‧부금 등 종전의 입주자 저축을 모든 주택 유형에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의 전환은 종전 통장을 해지함과 동시에 신규 통장으로 재가입할 때만 가능하다. 통장 전환 시 종전 통장의 기존 납입 실적들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통장 갈아타기로 인해 새로 청약이 가능해지는 유형의 아파트에 대해서는 신규 납입부터 실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큰 실익은 없다.
Q3.공공분양 주택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사인 간 거래가 제한돼 주택 수요자의 선택을 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A3: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공공분양 주택인 뉴:홈 ‘나눔형’의 사인 간 거래도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LH에만 집을 팔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다. 뉴:홈 ‘나눔형’은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시세의 70%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고 5년 의무 거주 후 LH에 환매할 경우 처분이익(감정가-분양가)이 생기면 수분양자와 LH가 7대 3의 비율로 이익을 나누는 구조다.
앞으로는 개인 간 거래도 허용하면서 감정가가 아닌 시세에서 분양가를 뺀 가격을 차익으로 인정할 예정이다. 이 경우 시세가 많이 오르면 더 많은 차익을 가져갈 수 있어 수분양자에게 유리하다. 입주 10년이 지난 경우 해당 시점 감정가에서 분양가를 빼 차익을 계산한 뒤 LH에 미리 30%를 정산할 수도 있다. 정산 이후 주택을 처분할 때는 차익을 LH와 나누지 않아도 된다. 다만 뉴:홈 나눔형의 사인 간 거래 허가에 관한 것은 공공주택특별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논의를 거쳐야한다.
Q4.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얻는 것이다. 특히 정비구역 내에 국공유지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국공유지 관리청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하는데, 관리청이 명시적인 동의를 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 조합 집행부가 부재해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방안은 무엇인가?
A4: 정부는재건축·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정비구역 내 국공유지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국공유지 관리청이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경우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기존에 있던 판례 법리를 법제화 하기로 한 것이다. 이 경우 조합설립 요건(재개발 면적 2분의 1 이상 동의)을 충족하기까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조합 집행부 부재에 따른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정할 수 있는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전문조합관리인은 조합 임원 업무 대행을 위해 변호사·회계사 등 정비사업 전문가 중 지자체가 선임하는데, 지금은 조합 집행부가 6개월 이상 부재할 때만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정할 수 있다. 앞으로는 2개월 이상 부재할 경우에도 선정 가능하도록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한다.
Q5. 최근 공사비가 많이 올라 ‘공사비를 더 지급해달라’는 건설사와 ‘올려줄 수 없다’는 시행사 간 분쟁으로 민간 임대주택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방안은?
A5: 정부는 민간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 사업의 공사비 조정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 사업장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 인정 범위를 넓혀줄 계획이다. 지금까지 착공 후에는 공사비 조정이 불가했지만 올해 7월부터는 3년간 한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예외기간을 둘 예정이다. 신규 사업장에 대해선 공사비 증액을 대비한 예비비를 편성하고, 기존 사업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조정위원회를 통해 공사비 조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Q6. 개인의 토지가 공공택지 조성을 위해 공공에 수용됐을 때 현재는 현금 보상, 채권보상, 대토(토지)보상 중 하나를 선택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토 보상은 대신 받을 수 있는 토지가 제한적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칠 때까지 전매가 불가능해 다른 보상 방식에 비해 선택하는 사람이 적었다. 이에 대한 개선책은 무엇인가?
A6: 정부는 대토보상 방식에 ‘다른 토지를 받는 것’ 외에 ‘토지 대신 주택분양권을 받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수용 토지 소유자의 선택권을 확대한 것이다. 주택 분양권은 기관 추천 특별 공급 물량 범위내에서 공급한다.
토지 보상을 선택한 경우 해당 사업지역 내 토지로 제한하지 않고, 동일 사업시행자의 다른 사업지역 미분양 물량으로도 보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컨대 용인반도체첨단산업단지 사업장에서 토지를 수용당한 사람은 3기 신도시에서 대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토보상 토지의 전매제한기간도 줄이기로 했다. 지금은 대토보상 계약 시점부터 소유권이전 등기 때까지 10년 정도 전매가 제한되는데, 앞으로는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지 않더라도 대토 공급계약을 맺은 이후부터는 전매가 가능하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이 경우 대략 5년 정도 전매 금지 단축 효과 있다. 다만 대토보상 방식의 변경은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논의를 거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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