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빌라왕 사고, 이미 10년 전에 터졌다… 전세사기 피해 알고도 정책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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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대에서 무리한 '갭투자'(매매가와 전세금 차액만 내고 집을 매수)로 빌라 1139채를 소유해 임대하던 '빌라왕' 김모씨의 사망 이후 또 다른 빌라왕들의 죽음이 잇따르며 국가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전세사기 피해의 심각성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정부가 보상대책을 내놓는 등 뒷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수년전부터 빌라왕 사고는 예견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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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6층 다세대주택에 전세보증금 2억5000만원을 내고 입주한 직장인 차모씨(40대)는 3년 후인 2017년 집주인이 사기꾼이란 사실을 알았다.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집주인과 자신의 전셋집 집주인이 동일 인물이었던 것이다.
차씨는 이후 현재까지 이 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대출 은행은 물론 국세청 등으로부터 여러 건의 압류 통지가 날아왔다. 그나마 선순위 세입자인 차씨는 경매를 진행해도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어 안심했지만, 최근엔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돼 경매 가격마저 하락하는 상황으로 바뀌면서 낙찰금액이 전세금 이하로 내려갈 위험까지 내몰렸다.
차씨의 임대인 강모씨는 이른바 빌라왕이었다.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 700여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춰버렸다. 사건 초기만 해도 피해자들은 단톡방을 만들어 공동대책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참여자 수는 400여명에서 현재 6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차씨는 "전세사기를 당한 것도 억울했지만 이미 10년 전에 그 많은 피해자가 있었음에도 정부는 물론 지역구 의원조차 나서서 해결해주지 못했다"면서 "'형사 사건이 아닌 민사여서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었다"고 토로했다.
전세사기를 막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빌라왕'에 이어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이른바 '건축왕'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미추홀구 일대는 1~2개 동으로 이뤄진 '나홀로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빌라 천국'으로 불리는 화곡동과 함께 전세사기 피해가 많이 발생한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미추홀구 건축왕이 인천과 경기 일대에 소유한 주택은 모두 2700채다. 10여년 전부터 지인 등의 명의를 빌려 빌라 등을 새로 짓고 나서 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금을 모아 다시 건물을 신축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을 늘려왔다. 현재 경찰 등이 적발한 '바지 임대업자'들은 명의신탁 대가로 건축업자로부터 매달 20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의 전세제도에 허점이 많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지적됐음에도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간과돼 왔다고 지적했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전세는 기본적으로 사기가 아니어도 보증금 미반환의 위험이 항상 존재하고 집값이 내려가는 경우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으로 세입자의 재계약권이 강화됐지만 사실 더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안전한 보증금 반환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무분별한 전세보증제도도 지적됐다. 임 교수는 "세입자가 깡통전세임을 인지하면서 무리한 계약을 강행하는 이유는 보증금반환보증보험의 안전성 때문"이라며 "정상적인 주택임대사업을 통해 월세를 받는 형태라면 1000채를 가져도 이상할 게 없지만 전세를 낀 경우는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수익이 안되는 구조인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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