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타고 멀어진 내 집 '생애 첫 부동산 매수' 절벽
부동산 생애 첫 매수 1만3437명
지난해 대비 20.54% 감소 확인
2018년 9월 이후 최소치 기록
기준금리 2.25% 인상 '빅스텝'
대출 의존도 높은 젊은 층 위축
"2030 부동산 거래량 감소 전망"
현실 부딪혀 '내 집 마련' 꿈 포기
정부 거래 활성화 대책 마련 시급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치솟는 강원지역 아파트 가격으로 인해 도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거래절벽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전국적인 부동산 광풍이 불며 일명 ‘영끌’까지 시도하던 2030세대의 내집마련의 꿈이 현실에 부딪혀 도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매수자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1∼7월) 강원지역 부동산 생애 첫 매수자는 1만3437명으로 전년(1만6912명)보다 3475명(20.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만3000명대가 나온 것은 2017년(1만3039명)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7월의 경우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인 1577명이 부동산 첫 매수에 나섰으며, 전년동월(2203명)대비 626명(28.41%)크게 줄어든 수치이자 2018년 9월(1489명)이후 최소치다. 경제만랩 관계자는 “업계에서 올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한동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2030세대들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1∼7월) 강원지역 20대와 30대의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538건, 22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02%(303건), 29.64%(929건) 줄어들었다. 2030세대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통계가 시작된 2019년(1∼7월 기준) 1756건으로 시작해 2020년 3072건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 3975건으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올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으로 대출 부담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부담이 커지자 2030세대는 영끌조차 포기하고 있다. 지난 7월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가 2.25%로 오르자 도내 2030 거래량은 263건으로 전월(371건)대비 108건(29.11%) 줄어들었다. 이어 8월 사상 첫 네 차례 연속 금리 인상까지 진행됐으나 추가 인상까지 있을 것으로 전망돼 ‘내집마련’의 꿈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지난달 춘천에 위치한 빌라를 월세 계약한 A(30)씨는 전세 아파트를 얻고자 했으나 높은 가격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 했다. A씨는 “아파트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희망하는 가격에 매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빌라 월세를 선택해야했다”며 “높은 가격에 매매는 생각도 못했으며 전세도 많이 올라 2030세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집을 산 영끌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춘천에 살고 있는 B(26)씨는 지난 2021년 7월 부동산 활황으로 춘천에 1억원대 아파트를 구매했으나 최근 아파트 가격 하락과 대출이자로 걱정이 커지고 있다. B씨는 “대출과 주변의 도움으로 내집마련을 했으나 신축이 아닌 구축이라 다른 아파트와 달리 올랐던 가격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 손해를 볼까 우려된다”며 “금리인상으로 오르는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도 금리 인상발표 때마다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도내 2030세대를 비롯한 실거주자들의 대출문제 등으로 수요자의 수가 줄어들자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못해 다른 아파트로 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7월 아파트입주전망지수를 보면 도내 입주율은 71.6%로 전월(76.2%)대비 4.6%p 하락하며 전국평균(79.6%)보다 8%p나 차이가 났다. 또 전국에서 제주권과 함께 가장 낮은 입주율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미입주 원인이 기존 주택매각 지연과 잔금대출 미확보, 세입자 미확보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로 완화했지만 높은 대출 금리와 함께 치솟은 강원지역 아파트 가격 등에 따라 부동산거래절벽현상이 나타나는 등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볼 수 없다. 정부차원의 무주택자 대출지원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완화 등의 대책 마련으로 주택거래 활성화에 앞장서야 하는 시기로 보인다. 정우진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정부 보며 연상되는 단어 ‘절망’”…도내 대학 대자보 등장
- 3년만에 거리두기 없는 명절…동해안 추석 특수 누릴 듯
- GTX-B 춘천 연장 빨라진다…원희룡 장관 “적극적인 입장”
- 삼척~영월 고속도로 건설, 본궤도 오를까
- 태풍 ‘힌남노’로 사망 10명·실종 2명… 포항 피해 가장 커
- [영상] "우리 뭉치가 이만큼 컸어요" 김진태 지사가 입양한 유기견을 만나다
- 같은 아파트·동일면적인데 1억원 넘는 가격차 왜?
- 30대 청년 59% 빚있다…맞춤정책 해법될까
- [천남수의 視線] 병장 월급 130만원과 '재입대의 꿈'
- 코로나에 계속되는 캠핑 인기…최근 방문 캠핑지역 강원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