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는데 분양가는 치솟아"..서울 평당 3280만원

박준형 2022. 8. 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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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평당 3280만원
작년 대비 17% 껑충 올라
내달 시멘트값 또 오르면
분양가 상승 지속될 듯
"실수요자 위주 청약 나서야"
아파트값 하락과 거래절벽에도 원자재값 상승으로 분양가만 계속 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최근 건축 원자재 가격 인상과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개편 등으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서울은 평당(3.3㎡당)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음에도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해 하반기에 분양 가격 인상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높아진 분양 가격과 매매시장 하락 전망을 감안해 아파트 청약도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23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와 포애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 기준 전국 평당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1464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평당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1312만원)에 비해 11.6% 상승한 수치다. 전국 평당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2018년 1289만원에서 2020년 1395만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0년 7월부터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2021년에는 1312만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멘트, 철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분양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올해 평당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3280만원으로 작년(2798만원)과 재작년(2646만원)에 비해 각각 17.2%, 24% 올랐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대단지 아파트 중 하나인 한화 포레나 미아(4월 분양)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이다 보니 전용면적 84㎡의 경우 중도금 대출(분양가 9억원 이하 가능)이 안 되는 10억8000만~11억5000만원에 분양 가격이 형성되기도 했다. 10년 정도 된 구축이지만 인근 두산위브트레지움(2011년 입주) 전용 84㎡가 10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된 것과 비교된다. 이달 말 구로구 오류동에서 분양하는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140가구) 역시 전용 84㎡가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수준인 10억500만~11억원에 분양 가격이 설정돼 있을 정도로 최근 서울 아파트 분양 가격이 올라간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전용 84㎡의 평균 가격은 8억3328만원으로 작년(7억1148만원)에 비해 17.1%나 올랐다.

서울 이외 시도 지역을 살펴보면 충남(24.6%), 강원(21.1%), 경남(20.7%) 등의 올해 분양 가격이 전년에 비해 많이 올랐고, 경기도 역시 올해 평당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이 1485만원으로 전년 대비 5.8% 상승했다.

포애드원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분양 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과 '정비사업 등 필수 발생 비용 산정 기준'이 지난달부터 시행되면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분양가에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주거이전비, 총회 운영비 등 필수 비용이 추가되고,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기본형 건축비도 1.53% 인상돼 분양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업계에서는 9월 이후 분양가 상승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일시멘트, 삼표시멘트 등 시멘트업체들이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최대 15% 인상한다고 밝혀 곧 분양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9월에 발표되는 기본형 건축비 고시를 봐야 하겠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멈추지 않고 있어 분양가 상승 폭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매매시장 하락세를 감안해 아파트 청약을 신청할 때도 실수요자 위주로 참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공급되는 알짜 지역 분양 단지에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에서 중도금 대출 한도(분양가 9억원 초과 시 대출 금지) 등 규제를 낮춰 분양 실수요자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정 하나감정평가법인 이사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철저하게 실수요자들만 원하는 지역에서 청약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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