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 '공급 절벽'의 빈틈을 오피스텔 등 주거 대체 상품이 파고들고 있다. 아파트를 새로 지을 수 있는 용지가 많지 않은 데다 분양가상한제, 재개발·재건축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공급이 어려워지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주거 대체 상품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에서 10년을 초과한 노후 아파트는 전체 공급 물량 가운데 약 80.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신사동과 압구정동에는 5년 이하 새 아파트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도곡동(96.6%) 청담동(92.0%) 삼성동(88.5%) 등 강남 주요 지역에서도 아파트 노후화 비율이 두드러졌다.
실제 서울 강남에서는 최근 몇 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저조했다. 최근 5년 동안 강남구 아파트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2017년 2296가구, 2018년 2095가구, 2019년 2180가구, 2020년 1만566가구, 2021년 0가구 등이다. 올해 분양했거나 분양을 앞둔 물량도 855가구에 그친다.
이에 오피스텔 등 주거 대체 상품이 아파트 공급 부족을 메우는 상황이다. 아파트 공급이 전혀 없었던 지난해 강남에서는 오피스텔 총 1095실이 분양을 완료했다. 강남구 역삼동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 삼성동 '삼성동 위레벤646' 등 도시형 생활주택도 각각 10.02대1, 28.9대1로 두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노후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에 고급 특화 설계 또는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춘 주거용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이를 눈여겨보는 수요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주차 공간 등 불편함을 이유로 젊은 수요자들은 새로운 주거 상품을 선호해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강남권에서 신규 주거 대체 상품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삼성동 일원에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삼성'을 분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