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이 2000대1 인데 서울이 미달이라고?..무순위 '줍줍'도 양극화

박준형 2022. 5. 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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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위버필드 경쟁 2133대1
검단 금호 1만2030대1 달해
수유·장안동은 미달 잇달아
"시세 대비 분양가·입지 등
청약할 때 꼼꼼히 따져봐야"
4가구 무순위 청약에 8531명이 몰린 과천 위버필드 전경. [사진 제공 = 롯데건설]
최근 국내 아파트시장 내 상·하급지 간 차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량이 생기기만 하면 인기를 끌던 수도권 무순위 청약도 선호도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과 같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 수도권 무순위 물량이라고 무조건 '묻지마 청약'을 하기 보다는 단지별 특성과 미분양이 발생했던 이유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하라고 조언한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4가구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과천 위버필드(과천주공2단지 재건축)에 총 853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133대1을 기록했다. 무순위 청약이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에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가 나와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청약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청약통장 없이도 신청이 가능해 '줍고 또 줍는다'는 뜻의 '줍줍'으로도 통하며 부동산시장이 활황일 때는 큰 인기를 얻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과천 위버필드 무순위 청약은 2018년 일반분양 과정에서 위장 전입 등 부정 청약으로 계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진 물량 4가구가 대상으로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8억2359만∼8억9731만원, 84㎡가 10억8814만원, 99㎡가 11억6590만원이었다. 전용 99㎡는 마지막 거래가 있었던 지난해 7월 22억8000만원(23층)에 매매된 바 있어 시세차익이 최소 11억원 정도 가능한 물건이다. 단지 입지 또한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초역세권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1가구(전용 84㎡)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은 1만203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3억9000만원으로 지난 2월 전용 84㎡가 7억8300만원(9층)에 실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4억원가량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반면 지난 2일 8개 유형에서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던 '서광교 파크뷰'는 전용 41㎡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주상복합 1개 동의 '나홀로 아파트'라는 단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일 6개 유형에서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송도 럭스 오션(Luxe Ocean) SK뷰'는 2개 유형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계약금이 20%로 비교적 많고, 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 단지는 지난달에 이미 1차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바 있으며 이번 2차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서울 지역에서도 무순위 청약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 소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달 1차 무순위 청약에서 미분양이 발생해 이달 11일 2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입지적인 열세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 59㎡A는 분양가가 8억2900만~8억7900만원으로 인근 수유벽산1차 전용 63㎡가 지난해 11월 5억5000만원(1층)에 거래된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소재 '브이티스타일'도 1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해 9월부터 8번째 무순위 청약이다.

아파트 매매시장과 일반분양시장 모두 침체를 겪고 있는 대구 지역에서도 무순위 청약 흥행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9일 4개 유형에서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던 '대구역자이 더 스타'는 3개 유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대구 지역 분양시장은 최근 대규모 공급 물량으로 인해 올해 청약한 6개 단지 모두에서 미분양이 발생할 정도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순위 청약도 한 번 당첨됐다가 취소하면 최대 10년(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구)까지 당첨 제한을 받기 때문에 입지와 시세 차익 등을 잘 따져 '알짜' 지역 위주로 고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노지영 더피알 이사는 "왜 무순위 물량이 나왔는지 원인과 분양가, 입지, 브랜드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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