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집값안정' 부동산정책 화두는 '공급·대출·금리'
여야 대선 이후 5월부터 공약의 정책화..공공 vs 민간공급 엇갈려
(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2022년 부동산정책은 가계부채 관리와 금리 인상 등 금융정책과 맞물린다. 주택공급 분야에선 3월 대통령 선거와 맞물린다. 여야 후보의 공약에 따라 부동산정책의 전면 개혁 또는 민간개발과 공급 확대라는 뚜렷한 선이 그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부동산정책 공급정책·과잉유동성 관리에 귀결
올해 3월까지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공급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021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난 일을 생각해보니 2·4 공급대책과 같은 정책을 더 빨리 시작하고 주택 공급 더 많이 노력했어야 했다"면서 "다만 앞으로는 현재까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입주물량이 많고, 인허가·계획물량도 많기 때문에 공급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지난해 2월 이후 지속해온 2·4 공급대책의 흔들림없는 추진이, 집값안정에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소한 대통령 선거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꾸려질 때까지 도심복합개발 사업이나 공공·민간사전청약, 3기 신도시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공급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의 투기수요와 집값상승을 부추긴 유동자금 회수도 지속한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전세나 주택매입대출 모두 개인의 DSR(소득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이 강화되기 때문에 올해분 가계부채 총량이 나와도 향후 부동산시장의 투기자금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잔금대출 또한 시세가 아닌 분양가 기준으로 책정돼 소득대비 가용대출액과 아파트가격에 따른 대출액 규모 모두 축소된다.
우회투자의 쌈짓돈으로 사용됐던 전세대출도 반드시 실수요자에게 돌아가도록 확인절차도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 경우 대출규제에 제한받지 않는 투기수요가 집값상승을 부추기더라도, 실수요자가 따라붙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차례 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의 유동성을 회수했던 기준금리도 연내 3회 이상, 1분기 내 1~2회 이상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내년 1분기 금리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단행한 금리인상이 과열된 집값 등 자산시장의 거품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면, 같은 해 11월에 단행한 인상은 글로벌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기조에 편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된 투자자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국내에 유입된 해외투자금을 붙잡기 위해선 기축통화인 달러에 기속된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미 연준의 금리인상과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더욱 더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내년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은 규모를 2배로 늘려 종료 시점을 기존의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1~2회 금리추가 인상, 주택시장 유입 유동성 재흡수
금융권에선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내년부터 2년간 6차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물가가 크게 올라간 국내에선 집값문제가 아니라도, 금리인상 외엔 퇴로가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그만큼 대출금리도 상승하게 된다.
지난해 2차례의 금리인상이 반영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6~7%대를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경우 아파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투자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과도한 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한 실수요층의 금융비용 부담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주택도시기금의 매입과 전세자금 등의 대출지원은 주거취약층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금융당국과 공조하는 형편이라, 사실상 부동산시장과 집값상승의 동력원이 되는 유동자금 대부분은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해 집값안정의 화두는 신속한 공급확대와 시장의 유동성 유입 규제로 귀결된다"며 "올해부턴 시간이 갈수록 공급시점이 구체화되고, 금융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지난해 문 대통령이 약속한 집값의 하향안정세가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3~5월부터 대선공약 정책화 윤곽…'공공 vs 민간' 공급주체 변수 올해 부동산정책의 가장 큰 변수는 대선 투표가 끝나는 3월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의 구성 이후에 뚜렷해진다.
여야 후보가 내건 부동산정책의 개혁과 주택 공급확대 공약이 본격적으로 부동산정책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선에 승리할 경우 기존 2·4 공급대책에 더해 공공중심의 공급정책인 기본주택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주택은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평생 살 수 있는 주택이다.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에 있으며 고품질과 충분한 면적을 보장하는 공공주택이다. 공약에선 5년 임기 내 기본주택 100만 가구 이상을 공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토건세력 혁파 또한 공약사항이라 기본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 주도의 사업이 될 것"이라며 "이밖에 부동산과세 강화를 통해, 공공성을 살린 부동산정책이 추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테면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도입해 토지거래세는 줄이는 대신 실효보유세를 1% 선까지 늘리고, 분양가상한과 분양원가공개, 후분양 등 제도를 시행하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주택도시부와 부동산감독원 등 전담기관까지 신설도 공약사항이다.
반면 야당은 주로 민간공급 규제완화가 핵심공약이다. 이중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가구를 위해 맞춤형으로 건설한 원가주택을 임기 내 30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역세권 첫집주택의 경우 민간 주도의 도심고밀개발을 활성화해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공재원을 투입하지 않고도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이다.
야당이 대선에 승리하면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조여온 세금 제도도 원상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조절하고, 종합부동산세 등을 비롯한 부동산 과세 체계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공약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여야의 대선공약 모두 실제 정책에 수용하기엔 다듬어야 할 것이 많다"며 "재원마련, 실제 현실도입 가능성, 국가재원과 연계된 과세정책 등을 검토해야 제대로 된 실제 부동산정책 변동폭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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