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서울 아파트 영끌' 2배.. 중저가 집값 끌어올렸다
올 들어 30대 이하 연령층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가 작년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내더라도 서울 집값이 결국 오르는 것을 경험한 젊은 층이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근 전셋값 급등으로 전세 수요가 대거 매매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등의 여파로 한동안 새 아파트 공급은 줄어들 전망이어서 집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급한 2030 “지금이라도 사자”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30대 이하 연령층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2만928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4809건)보다 97.8% 급증했다. 전체 매매 거래량이 4만6662건에서 8만295건으로 72% 늘어나면서 전 연령층에서 아파트 매매 건수가 늘었지만, 30대 이하 젊은 층의 매수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20대 이하는 절대적인 거래량은 적었지만, 증가 폭은 가장 컸다. 지난해 1352건에서 올해 2933건으로 116.9% 늘었다. 증가 폭은 20대에 이어 30대(95.8%), 40대(69.4%), 60대(60.3%) 순으로 컸다. 30대 이하의 거래가 급증하며 전체 거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31.7%에서 올해 36.5%로 높아졌다. 월별 통계로 보면 지난 10월 전체 매매 거래에서 30대 이하의 비율은 43.6%에 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20~30대는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이 부담스럽지만, 지금이라도 사지 않으면 평생 무주택자로 살 것이란 불안감이 더 크다”며 “최근에는 전세난까지 심해지고 있어 등 떠밀려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서글픈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덜 비싼' 노원구에 매수세 몰려
서울 25구(區) 중 노원구의 거래량이 86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통적으로 거래량이 많은 송파구(4375건)와 강동구(4083건)를 더한 것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학군·교통 등 주거 인프라를 감안할 때 노원구가 ‘그나마 집값이 저렴한 편’이라는 인식 때문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수 수요가 몰리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노원구 아파트 값은 15.7% 오르며 서울 내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강남구(6.36%)의 배(倍)가 넘는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59㎡ 실거래가는 연초 6억원에서 지난달 7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노원구 외에도 강북구(12.6%), 구로구(11.9%), 성북구(11.3%), 금천구(10.8%) 등 집값 상승률 상위를 차지한 곳 대부분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이었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자 대다수는 실거주자이지만,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으니 전세 끼고 미리 사겠다는 갭 투자 문의도 꽤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 이후 전세난이 심각해지고 있어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7월부터 9월 사이 매달 2%가 넘던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이 지난달엔 0.74%로 줄었지만 이달 1.54%로 다시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률도 1.53%로 전월(0.81%) 대비 두 배 가까이 커졌다. ‘비(非)규제지역 프리미엄'을 누리던 김포(7.76%)가 가장 많이 올랐다.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 역시 1.43%로 2003년 5월(1.6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전세난을 해소하겠다며 내놓은 ’11·19 대책'이 실수요자들이 찾는 아파트가 아닌 빌라·오피스텔 위주여서 전세 수요를 분산하지 못해 매매 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알맹이 없는 전세 대책에 실망한 실수요자들이 매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은 또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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