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는 마르고 가격은 치솟은 전월세.. "가을 이사철엔 더 불안"

김민정 기자 2020. 9. 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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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적어도 임대차 시장은 그렇지 않은 모양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에서 전월세 계약이 급격히 줄어들고 가격은 급등하면서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495건이 등록된 상황이다. 지난달(1만1600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아직 신고 기간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1만건 미만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임대차 거래가 월 1만건 아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올해 들어 1월 1만5968건에서 2월 1만9396건으로 증가해 정점을 찍은 뒤 3∼6월 1만3540∼1만3776건 사이에서 맴돌다가 7월 1만1600건으로 줄었다. 감소 추세에 들어선 셈이다.

전월세 거래가 줄어든 데는 지난달 말 시행된 새 임대차 법이 영향을 줬다. 새 임대차 법이 보장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5% 수준에서 올려주고 2년 더 거주하는 경우가 늘었다. 또 집주인 입장에서도 실거주를 이유로 전세 물건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느는 상황이다.

대치동의 A공인 관계자는 "아파트가 노후돼 전세를 많이 두던 은마 아파트 집주인들이 실입주하겠다고 밝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여전히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으니 인근 도곡·역삼·개포 등의 전세금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사상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011만원으로 통계가 작성된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4억6541만원)과 비교하면 4470만원(9.6%) 뛰었다. 11개 자치구를 포함하는 강남 지역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년새 10.2%(5503만원) 올랐다. 14개 자치구를 포함하는 강북 지역의 평균 전셋값은 8.9%(3357만원) 상승했다.

전셋값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이 도입된 6월을 기점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매월 100만~200만원 수준으로 올랐지만, 6월엔 492만원, 7월엔 774만원이 올랐다. 8월 한달간 1089만원 정도가 뛰었다.

서울시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sms 지난달 7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이는 같은 면적 같은 층이 지난 6월 전세 거래된 6억원보다 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개포우성1 전용면적 84.81㎡도 지난달 10억원에 전세 거래돼 지난 4월(8억원)보다 2억원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79.07㎡는 지난달 21일 보증금 3억78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전달 거래된 2억9000만원보다 88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노원구 월계동 꿈의숲 SK VIEW 전용면적 84.96㎡는 지난달 5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이는 직전 거래된 4억6000만원보다 6000만원 오른 전셋값이다. 강북구 미아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84.93㎡는 지난 7월 보증금 5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처음으로 전셋값이 5억원을 넘겼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89㎡의 전세 시세는 8억원으로 지난해 6월(7억3000만원)보다 7000만원 급등했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3단지 전용면적 84.97㎡은 단기간에 전세 시세가 7500만원 올랐다. 광장현대3단지는 작년 6월 전세 시세가 5억25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21일 기준 6억원으로 상승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면적 84.96㎡은 지난달 21일 기준 전세 시세가 4억4500만원으로 지난해 6월(3억9500만원)보다 5000만원이 올랐다.

문제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앞으로 전월세금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전세 물량이 이미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차 3법이 통과되고,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도 있어 전세는 더욱 씨가 말랐다"면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청약 대기 수요도 전세시장에 머물러있는 데다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신규 수요도 유입되면서 전셋값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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