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막차 타자"..잠실·삼성동 잇단 최고가

박윤예 2020. 6. 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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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제 23일 시행
"잠실선 주말에 15건 거래
호가 올려도 순식간에 팔려"
정부가 개발호재 인정해준셈
수요 몰리면서 매수자간 경쟁
"23일부턴 아파트값 조정될 듯"
23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서울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 매물들이 최근 급하게 소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실거래가 신고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구축 아파트 대부분은 올해 들어 최고가로 손바뀜됐다.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은 그대로인데, 막차 갭투자 물건을 잡으려는 매수가 경쟁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책이 나온 지난 17일 이후 22일까지 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서 이뤄진 거래 총 5건 가운데 4건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23일부터 대지지분 면적이 18㎡ 초과인 주택을 구입하려면 반드시 관할구청 허가를 받고 매입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전세를 낀 '갭투자'는 물론이고 나중에 입주할 목적의 주택 구입까지 막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규제 직전인 17~22일 6일간 토지거래허가구역 단지에서는 매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4곳에서 총 5건의 실거래가가 공개됐다. 5건 가운데 대치동 재건축 아파트인 '은마'를 빼고 4건이 올 들어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삼성동 '삼성동중앙하이츠빌리지' 전용면적 152㎡는 지난 17일 28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로 계약됐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도 18일 21억원에 거래됐다. 한두 달 전에 18억~20억원 선에서 거래되다가 규제 발표 이후 껑충 올랐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84㎡와 대치동 '롯데캐슬' 전용 76㎡도 각각 올해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다.

실제 거래는 5건보다 훨씬 더 많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실거래 신고기간이 한 달이라서 아직 실거래가 시스템에 안 뜬 거래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말 사이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에서만 15~20건 정도가 거래됐다"며 "전세 낀 매물이 나오자마자 몇 시간 안에 팔렸고, 집주인이 호가를 슬그머니 올려도 매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인 은마에서 값을 낮춘 매물이 쏟아진 반면 이 같은 구축 아파트는 매물이 예상보다 잠잠했다. 규제 발표 직후 6·17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법인이나 다주택자의 전세 낀 물건이 대거 나온다는 예상과는 달랐다.

한편 '조합원 2년 거주 요건'이 추가된 재건축 아파트 은마는 뚝 떨어진 채 거래됐다. 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원이 2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만 분양권을 주기로 했다. 이달 초 전용 76㎡가 19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다가 규제 발표 이후 5000만원 떨어진 19억원에 거래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잠실·삼성 일대 최고가 경신 행렬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이제부터는 실수요자라고 해도 아파트값이 대부분 15억원 이상이라 대출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전세보증금 없이 전액 현금으로 사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며 "이제 거래가 뚝 끊기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바로 입주하는 물건만 간간이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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