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효상 위원장 "3기 신도시 설계안 교통망 통합해 연내 발표"
"세종 스마트시티 계획 재검토 권고..스마트 대신 '도시'에 방점 둬야"
(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 위원장이 3기 신도시 설계를 담은 계획안을 교통망과 통합해 연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인 세종 스마트시티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했다.
승효상 위원장은 30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인근 식당에서 가진 국토교통부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도시구역과 상업구역으로 나누는 방식의 도시계획은 외국에선 폐기 수순"이라며 "3기 신도시는 자족도시 등의 큰 틀 안에서 3차원의 입체적 도시로 구상해 지역주민의 필요에 따라 상업용 시설과 주거 시설을 적절히 분배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부동산 정책에 탈피해서 주거정책의 변화와 행복한 삶을 바탕으로 상당 부분 협의를 잘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 교통망 계획과 통합해 신도시계획을 발표하는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3기 신도시의 필지 배분, 설계 공모 방식 등 신도시 추진 방식에 대해선 "백지 상태에서 설계공모를 시행하는 방식 등 3기신도시 택지의 각 상황에 맞게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승 위원장은 국가시범사업으로 부산과 세종시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시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세종시 스마트시티의 마스터플랜은 가장 중요한 도시와 그 도시에 사는 시민들이 중점이 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국건위 차원에서 이를 재검토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민이 잘살 수 있는 스마트시티를 만들기 위해선 시간에 쫓기기보다 일정을 늦춰서 완성도 높은 스마트시티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연내 앞둔 세종시 스마트시티 계획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정 자체를 늦춰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05년 승 위원장이 제시한 광화문 계획안을 서울시가 최종적으로 채택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 진행되는 안은 그때보다 더 진전된 안이라고 본다"며 "특히 광화문 광장은 저의 계획안을 따랐다기보다는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포럼이 제안한 차량 지하화 방안은 광화문을 지나는 노선이 3개라 조 단위 비용이 드는 데다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해선 "30년밖에 안됐는데 허물고 새로 짓자고 하는 방식 자체가 잘못해온 것"이라며 "(문화적 가치로) 30년 동안 산 것도 중요한데 이를 남기면서 리모델링 같은 방식으로 더 효율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집값상승 국가경제에 불필요…공공임대 통해 주거안정해야"
집값에 대해선 "집값이 오르는 것은 국가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되며 공공임대주택이 65%를 차지하는 오스트리아 빈의 사례처럼 주거안정을 빨리 시스템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민간개발 대신 공공개발 활성화를 통해 정책을 전환하고 국가가 기본 의식주를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용산공원 계획안을 설계한 승 위원장은 "용산공원은 설계를 다 했다고 했지만 지하 조사를 못 해서 지하 토양오염 데이터 없고 지하시설물도 반영이 안 됐다"며 "우리가 땅을 확실히 확보된 다음에 조사를 서둘러서 완전한 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공건축물 중 학교와 철도시설, 경찰 관련 시설을 거론하며 "해당 건축물은 설계나 감독 등에서 기본적인 공공건축물의 정상 프로세스를 밟지 않고 부처 내부에서 하고 있다"며 "이는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앞으로 네덜란드의 성공사례처럼 국건위는 이 같은 공공건축을 통일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건축은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사회가 건축을 부동산으로만 취급해서 중요한 함의를 놓치는 게 사실"이라며 "사회가 건축이 지닌 고유한 문화적 속성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삶도 달라질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언론인 여러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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