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2년째 '역성장'..이자 못 갚는 기업 8만6700개

유엄식 기자 2016. 10.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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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5년도 기업경영분석..부동산·임대업 매출 13년만 최대폭 증가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한은, 2015년도 기업경영분석…부동산·임대업 매출 13년만 최대폭 증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 선박건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국내 조선 업계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속된 업황 악화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경기악화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이 0%대로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매출액은 2년 연속 감소했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제대로 못 갚는 기업은 8만6000개를 넘어섰다.

반면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부동산·임대업 매출액은 13년 만에 최대폭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 기업 매출 첫 0%대 증가율, 제조업 2년 연속 역성장=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 매출액증가율은 0.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연간 매출액증가율이 0%대를 기록한 것은 1962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실상 ‘제로성장’을 한 셈이다.

지난 2014년 1.3%로 최저치였던 기업 매출액증가율은 1년새 1.0%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6%)과 비교해도 상황이 악화됐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3.0%를 기록, 전년(-1.6%)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했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0.7%)과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2.2%)에도 국내 제조업 매출액은 꾸준히 늘었다. 그런데 2014년부터 세계경기 침체에 저유가, 중국경제 둔화 등 악재가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별 업종 매출액을 살펴보면 제조업에서는 석유·화학(-15.2%), 금속제품(-6.8%) 등이,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10.8%) 매출 하락폭이 컸다. 최덕재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저유가로 제품단가가 떨어져 관련 업종 매출이 큰 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부동산·임대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23.2% 증가했다. 2002년(28.4%) 이후 13년 만에 최대 증가율이다. 건설업 매출액도 전년대비 5.5% 증가해 비제조업 평균치(3.4%)를 웃돌았다. 정부 부동산 규제완화, 저금리 기조로 관련 투자가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총자산증가율은 5.7%, 유형자산증가율은 6.5%로 전년대비 각각 1.4%포인트, 2.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기업 영업이익률은 4.7%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고 최근 5년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0%)보다 낮은 수준이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업 영업이익률은 –8.4%로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선업 영업이익률은 모든 업종 통틀어 가장 낮고 2013년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출액대비 세전순이익률은 4.4%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채무액을 출자로 전환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해 영업외수익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물건을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긴게 아니라는 얘기다.

/자료=한국은행

◇ 이자 못 갚는 부실기업 8만6707개, 자영업자 경영난 가중=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하는 부실기업도 많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은 조사대상 27만5260개 중 31.5%인 8만6707개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84%인 7만3219개 기업이 ‘영업적자’로 사실상 이자를 한 푼도 내지 못했다.

전년과 비교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0.6%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조사대상 기업이 증가해 이자상환이 어려운 기업 숫자는 전년대비 3847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기업 부채비율은 128.5%, 차입금의존도는 31.5%로 전년대비 각각 6%포인트, 0.7%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평균 85.5%였는데 조선업 부채비율은 이보다 4배 많은 355.8%로 집계됐다. 조선업 부채비율은 2008년(454.5%)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은 175.7%로 집계됐다. 부동산·임대업이 361.7%로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전년(429.1%)과 비교해선 크게 감소했다.

반면 음식·숙박업종의 경우 부채비율이 전년 131.1%에서 205.5%로 대폭 증가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자금난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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