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474' 경제비전, 물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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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4·7·4’ 비전 달성 어려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3일 “‘4·7·4’ 비전은 이전 이명박 정부 때의 ‘7·4·7’(경제성장률 7%·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7대 경제 강국) 공약처럼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계획 이행 시간이 불과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고 말했다.
‘4·7·4’ 비전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른바 ‘근혜노믹스’의 핵심 표어다. 그해 2월 정부는 이런 목표에 발맞춰 3대 추진 전략과 9+1과제를 담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다.
그러나 현재 달성 실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정부 인터넷 사이트 ‘고용률 70% 로드맵’을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고용률(15~64세 기준)은 65.7%로 지난해와 변화가 없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나오기 직전 해인 2013년(64.4%)보다는 불과 1.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국정 운영 중심을 성장률에서 고용률(일자리)로 바꿨지만, 효과가 미미했던 것이다. 기재부도 지난 6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고용률을 작년보다 0.4%포인트 높은 66.1%, 2017년은 66.8%로 전망한 바 있다. 사실상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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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은 사정이 더 나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명목 기준)은 2만 7340달러로 2014년(2만 8071달러)보다 오히려 2.6% 감소했다. 달러 기준 소득이 뒷걸음질한 것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06년 2만 823달러로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9년 동안 3만 달러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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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발표한 다른 목표치들도 달성에 사실상 실패한 것이 적지 않다.
예컨대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13년 160% 후반에서 2017년 160% 초반으로 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수치는 169.9%로 1년 전보다 되레 7%포인트 급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4%보다 무려 36%포인트나 높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2014년 7월 취임 직후 LTV·DTI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동산 경기에 불을 지핀 영향이다.
국가채무 비율도 마찬가지다. 원래 계획은 2013년 36.2%에서 2017년 35.6%로 내리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재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9.3%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 신년구상에서 던진 ‘통일은 대박’이라는 화두는 지금은 입에 올리기조차 머쓱한 상황이 됐다.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관가에는 대통령의 ‘4·7·4’ 비전을 덮어놓고 쉬쉬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달성에 사실상 실패했지만, 인정하기는 껄끄럽다는 것이다. 비전 발표 당시 박 대통령이 “3년 동안 연차적으로 계획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겠다”고 한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 민간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4·7·4’ 비전은 저성장이라는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고려하지 않고 예전 같은 고도성장의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어서 처음부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헬조선’, ‘흙수저·금수저’ 같은 말이 흔히 통용되는 등 성장 자체에 대한 회의도 큰 만큼 정부가 단순 성장률 제고보다 사회의 질적 개선에서 초점을 맞춰 정책 목표를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종오 (pjo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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