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연금수령 늦춰야 덜내고 더받아"
■ 매일경제 단독 인터뷰
"연금수령 시기를 늦추면 지금 연금보험료를 적게 내더라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47)가 지난달 31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연금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연금개혁 비법을 설명하면서 최근 한국의 공무원 연금 개혁 방향에 갈 길을 제시했다.
이번 인터뷰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막시마 왕비의 다음주 방한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네덜란드는 입헌군주제 국가로 국가 정상은 국왕이다. 하지만 실제 통치권자는 선거로 뽑힌 총리이다.
뤼터 총리는 "연금보험료를 적게 낸다고 해서 실제 연금수령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면서 "높아진 수명에 따라 연금수령 시기가 늦춰지면 연금 누적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네덜란드에서 진행되는 연금개혁의 핵심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네덜란드는 연금 수령 나이를 65세에서 67세로 늦추고 연금보험료를 적게 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연금제도가 가장 발달했고 연금 재정이 튼튼한 나라로 꼽히는 네덜란드가 연금을 개혁하는 것은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과거 제도를 유지할 경우 연금 고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합리성의 대명사인 '더치스타일'의 연금 개혁에 유럽과 각국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뤼터 총리는 박근혜정부에서 추진 중인 선택형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입장을 표했다.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한 국가다. 그는 "네덜란드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경제적인 독립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했다"면서 "양성평등을 위해서도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취임 이후 연금제도 개혁을 비롯해 네덜란드의 각종 개혁을 이끌고 있다. 네덜란드는 금융위기 전 부동산 버블이 심했고 가계부채 비중도 높았다. 한국경제와 비슷한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기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률도 2009년 -3.3%까지 급감했다. 이후 소폭 회복되기도 했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닥치면서 다시 2012년부터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나 아직 미미한 규모다.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 경기침체에 대한 질문에 "네덜란드는 불안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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