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지쳤다 .. 올 봄엔 집 사볼까
수도권 2만1286곳 집들이
'영등포아트자이' 3월 입주… '송도더샵' 84㎡형 4억대도
지방 입주량은 154% 급증…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 예정
감계·무동·동전지구 주목
전셋값보다 조금 높여 사고 좋은 입지 골라 차익 노려야
날로 치솟는 전세가격에 '헉' 소리가 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집값 하락을 우려해 전세 시장에 머물렀던 임차인들은 요즘 매매와 전월세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계산기를 두들기는 것이 하루 일과가 돼 버린지 오래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21% 급등하며 무려 7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말과 비교해서도 벌써 1.23%나 올랐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도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전세가율은 66.8%, 수도권 62.7%, 서울 61.5%로 집계 됐다.
이처럼 폭등하는 전셋값에 골머리를 앓으며 재계약을 고민하다 집을 사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는 수요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 1월 주택거래량이 5만8,846건으로 전년보다 117.4%나 증가한 것은 이런 매매전환 수요가 크게 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취득세 영구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공유형 모기지 등 주택 매수를 견인하는 각종 수요진작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재계약을 앞둔 임차인이라면 오는 3~5월 입주예정인 새 아파트 매수를 적극 살펴볼 만 하다. 새 아파트는 물건을 즉시 살펴볼 수 있는데다 준공까지 2년 이상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 봄 집들이에 나서는 새 아파트 입도선매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예정됐던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을 중심으로 매매 전환에 나선다면 향후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올 3~5월 입주하는 새 아파트는 전년동기보다 62.6%나 많다"며 "주택시장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최초 분양 때보다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은 저평가된 주택을 매수한다면 향후 시세차익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를 상회 하는 곳이 나타나는 등 새해에도 전세대란은 더욱 심화는 모습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집주인이 전세물건을 월세로 전환하면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져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는 터라 정부가 아예 민간 임대사업자를 대거 활용해 월세주택 공급을 유인하겠다고 천명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9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연 2.50%으로 유지하는 등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책 금융과 완화된 세제 등을 십분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게 임차시장에 머무는 것보다는 금융비용을 줄이는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3~5월 전국에서 집주인을 맞이하는 아파트는 전년동기 대비 62.6% 증가한 총 5만7,878호로 집계됐다. 규모별로는 △60㎡ 이하 1만9,220호 △60~85㎡ 3만2,911호 △85㎡ 초과 5,747호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85㎡ 이하 주택이 전체의 91%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전체 가구수가 1,000가구 이상인 대단지 아파트가 10곳이 넘는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수도권에서 불과 1년 새 전셋값이 25%나 급등하는 아파트가 있을 정도로 임차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라며 "그동안 주택 매입을 저울질했던 구매력 있는 임차인들이라면 주변 지역에 입주한 새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2만1,286가구 집들이=수도권은 전년 동기대비 0.4% 증가한 2만1,286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특히 서울의 경우 7,442호가 입주, 지난해 1월보다 입주 물량이 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 영등포 도림동에 위치한 영등포아트자이는 총 836가구, 36-143㎡(이하 전용면적)로 구성됐다. 도림 제16구역을 재개발했으며 입주는 3월 중순에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과 1호선 영등포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역세권 단지로 교통환경이 우수하다. 이마트, 홈플러스, 디큐브시티, 타임스퀘어 등 편의시설의 이용도 편리하다.
인근 J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조합원 물량은 거래가 안 되지만 일반분양 59㎡형의 경우 4억2,000만원선, 110㎡형은 5억5,000만원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동과 층마다 다르지만 평형마다 최초 분양가보다 프리미엄이 1,000만원씩 붙은 상태로 물건은 5~8층 등 중층을 중심으로 쌓여 있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는 '송도더샵그린스퀘어'가 3월 말 집들이를 시작한다. 총 1,516가구, 64-125㎡로 구성됐다. 초·중·고등학교가 단지 내에 위치하며 포스코R&D센터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위치한 업무지구와도 가깝다. 인근 K 중개업소 관계자는 "84㎡형의 경우 분양가보다 2,500만원 정도 하락한 4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며 "현재 주택형마다 2,000만원정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로 초대형 주택형외에는 미분양이 없는 상태지만 금융비용 때문에 물건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많아 매입하기에는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지방, 3만6,592가구 주인 맞이=오는 3~5월 사이 지방에서는 전년동기대비 154.4%가 증가한 총 3만6,59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 들어서는 감계힐스테이트1차는 총 1,082가구, 68-101㎡로 구성됐다. 단지가 위치한 감계지구는 무동지구, 동전지구와 함께 향후 2만2,0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으로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무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부지 조성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단지 내부는 학교, 공원과 이어지는 친환경 자전거 순환 도로가 구축돼 있고 입주는 3월 중순 시작할 예정이다.
C 부동산 관계자는 "84㎡형의 경우 3층 이하 저층은 매매가격이 2억6,200만원이고 그 이상 층은 2억8,400만원 정도"라며 "전세가격은 1억9,000만원선으로 매매와 전세 모두 거래 물건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부동산 특수를 누리고 있는 세종시 도담동에 위치한 세종시웅진스타클래스1·2차는 3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1·2차를 합쳐 총 1,342가구의 대단지를 이루며 43-84㎡의 중소형 면적으로만 구성됐다.
중앙행정타운과도 가깝고 단지 주변에 할인마트 등 편의시설이 밀집한 상업지구가 조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금마련 계획 꼼꼼하게 세워야=새 아파트 매입시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자금 마련 계획을 촘촘하게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향후 2~3년 동안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여러 차례에 걸쳐 내면 되지만 입주 시기가 임박한 단지의 경우 주택가격을 한번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전셋값이 크게 오른 만큼 부담이 안 되는 선에서 전셋값에 조금만 돈을 더 보태면 되는 집을 사는 것이 좋다"며 "대전과 청주 등에서 세종시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하는 이유도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라 새 아파트 매수에 큰 부담이 안 되는데다 새로 들어서는 학교와 편의시설 등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팀장은 "매매차익을 기대할 만큼 입지가 좋은 곳을 위주로 매입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며 "기반시설이 당초 계획대로 조성된 주변 단지를 위주로 매입에 나서야 되팔 때도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라면 정부가 지원하는 저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정부 지원 대출중에 '디딤돌 대출'과 '공유형 모기지'중 어떤 상품을 선택할지 따져봐야 한다.
두 상품은 금리와 대출한도 및 조건이 다르고, 특히 공유형 모기지의 경우 집값이 오르거나 떨어졌을 때 수익과 손실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최근에는 주택경기가 상승 기미를 보이면서 공유형 모기지보다는 시세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디딤돌 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민주택기금 대출과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으로 양분돼 있던 각종 정책 모기지를 통합한 상품인 디딤돌 대출은 지난 한 달간 3,957억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디딤돌 대출은 지원대상이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무주택자,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생애최초 구입자다. 금리는 소득과 만기에 따라 구별돼 있고 민간 은행과 비교해 최저수준인 연 2.8~3.6%(생애최초자는 0.2%포인트 인하)로 지원된다.
반면 지난해 12월 본격 시행된 공유형 모기지 대출 실적은 지난 1월 말까지 2개월간 2,73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시범사업에서 인터넷 접수 54분 만에 수요자를 채웠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공유형 모기지는 안정적 주거형태를 희망하지만 목돈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 집값의 최대 70%까지 기금에서 1%대 저리 대출을 하고 매각이익을 공유하는 형태다. 지원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로 대상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가운데 주택가격 6억원 이하 기존주택과 준공 미분양 주택이다. 금리가 낮고 집값의 최대 70%를 빌릴 수 있는 장점 등이 있지만 집값 상승기에 시세차익을 기금과 공유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리 측면에서 1%대인 공유형 모기지가 유리할지 모르지만 디딤돌 대출의 대출 조건 역시 완화된데다 집값 상승시 수익을 100% 향유 할 수 있다"며 "각각의 대출 조건을 비교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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