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의 전세는 안녕하십니까] 대학가 원룸 월세 폭리.. 2030세대 직격탄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룸에 거주하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2030'(20∼30대) 세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학가 원룸시장에서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월세 전환율이 10%를 웃돌고 있다. 보증금 1000만원을 월세 10만원으로 환산해 월세로 돌린다는 얘기다. 이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3% 안팎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목돈이 없는 청년층으로서는 과다한 주거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채모(27·여)씨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지난해 3년 동안 살았던 보증금 1억2000만원짜리 전세 오피스텔을 떠나야 했다. 재계약을 앞둔 집주인이 보증금을 1000만원으로 내리고 월세를 60만원 받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막 취업해 이제 돈을 모으기 시작한 채씨는 매달 60만원을 집값으로 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다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넓은 전셋집을 구해볼까 했지만 결국 채씨는 지난해 11월 인근의 다른 오피스텔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원을 내고 들어갔다.
월세 집주인이 지나친 보증금을 받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채씨의 경우 1년 동안 계약했지만 보증금으로 월세를 17번 낼 수 있는 금액을 줬다. 미국의 경우 통상 임대인은 한 달치 월세만 보증금으로 받고, 신용이 매우 불량한 임차인에게 두세 달치를 미리 받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에선 학생이나 청년층이 별 부담없이 살 집을 구할 수 있고,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임차인이 받을 피해는 거의 없다.
월세전환 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 거래량(확정일자 취득 세입자 기준)은 54만388건으로 전년 45만122건보다 20%포인트 증가했다. 전세는 같은 기간 87만3705건에서 83만2784건으로 줄었다.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33%에서 지난해 39.4%로 높아지고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09년 이후부터 월세 시장 확대가 꾸준히 계속되는 등 주택 임대시장의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동안 주택 소유주가 저가 매매시장이나 보증부 월세 시장으로 계속 이동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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