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부동산 대책 발표 놓고 부처간 힘겨루기?
3일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조용하던 국토교통부 기자실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이날 경제관련장관회의에서 '4·1, 8·28 부동산대책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몇몇 기자들은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유예) 시간에 맞춰 기사를 출고하기 위해 점심도 거른채 기사를 작성중 보도예정 합의시간인 오후 2시에 앞서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들이 관련 기사를 먼저 출고한 때문이다. 일부 기자들은 부처간 합의를 해 놓고 기사 전문도 아닌 주요 내용만 담은 짤막한 기사를 먼저 노출한 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식사를 하러 외부에 나간 국토부 출입기자들은 이같은 영문 조차 모른채 소위 '물'을 먹었다.
사실 이날 엠바고는 기획재정부가 요청하고 국토부가 수용, 오후 2시로 정해졌다. 그러나 기재부는 낮 12시께 기사를 모두 풀어버린 것이다. 두 부처가 공동보도를 약속하고는 결과적으로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아닌 기획재정부가 부동산대책을 주도한 셈이 되자 국토부는 많이 당혹해했다.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도 기획재정부와 같은 시간대에 보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주무부처 수장인 장관도 기획재정부의 '반칙'에 '물'을 먹은 격이다.
하루 전인 2일에도 비슷한 상황은 또 있었다. 이번 후속조치는 당초 이번주 목요일 국토부가 발표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청와대 경제팀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다음날인 3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내놓겠다고 먼저 발표한 것. 물론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상의도 없었다. 더 당혹스런 것은 후속조치를 총괄하고 브리핑을 할 예정이던 국토부 도태호 주택토지실장마저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도 실장은 "내가 대책을 브리핑하는데 내가 모를 일이 있느냐"고 어이 없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강력항의에 기획재정부 측은 "국토부 보다 현 부총리가 직접 발표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랬다"고 궁색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는 기획재정부와 협조가 필요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공유형 모기지를 비롯해 모기지 확대나 재정이 필요한 행복주택 등 기획재정부 역할이 일정부분 필요한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 8·28 부동산 대책을 통해 국토부가 내놓은 공유형 모기지는 수년째 잠자던 주택시장을 깨운 획기적 대책으로 평가받았으나 내부적으로는 기획재정부가 역할을 뺏겨 뒤통수를 맞은게 아니냐는 자성도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해도 부동산대책을 주관하는 주무부처도 모르게 결과적으로 '새치기'를 한 기획재정부 처사는 부처간 불통과 이기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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