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택시장 일단 긍정..10명중 5명 "집값 바닥쳤다"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 통과의 절차가 남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좌표는 일단 긍정적이다. 8.28 대책 이후 관망세를 보이던 실수요자들이 주택시장에 몰려드는 게 곳곳에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완화 법규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 시장은 빙하기로 유턴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의 조사에서 수도권 주민 10명중 5명이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중 4명이 올해 4분기를 '내집마련 최적기'라고 꼽았다. 이처럼 주택을 바라보는 국민의 생각이 바뀌면서 주택시장에도 변화의 징후가 뚜렷하다.
이미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100% 청약 기록을 세우는 아파트 분양단지도 잇따랐다. 추석 연휴를 마친 건설사들은 일정을 앞당겨 아파트 분양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구두 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기존 주택시장도 분주하다. 주택시장엔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호가 중심이지만 집값 오름세도 뚜렷하다. 이미 수천만원씩 오른 곳도 많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도봉(0.01%), 노원(0.01%), 강북(0.02%)은 집값이 최근 일제히 상승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두달전 10억원 안팎이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103㎡형은 최근 11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강남구에 위치한 개포주공1단지의 전용면적 35㎡형 아파트도 한달새 2000만~4000만원씩 올랐다. 강동 둔촌, 고덕 등 강동지역 아파트 단지들도 심상치 않다. 경기도 용인 등 일부 수도권 아파트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추석연휴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부동산 전문가의 전망이다.
아파트 분양시장도 빠르게 활력을 되찾고 있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 경쟁에 들어갔다. 특히 수도권에선 마곡지구, 내곡지구, 위례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낼 태세다. 지방에선 택지개발지구, 혁신도시, 세종시 등의 대규모 개발 지역이 청약 열기로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정을 앞당겨 아파트를 분양하려는 건설사들도 한 둘이 아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10월 말까지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전국에 걸쳐 총 83개 단지 6만3989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6630가구)보다 1.7배 증가한 규모다. 위례신도시를 비롯, 최근 분양이 완판되는 등 살아나는 분양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영진 이웰에셋 부사장은 "8.28 대책 효과는 9월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며 "최근 경기 상황도 좋아지는 신호가 나타나는 등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어 가을 주택시장은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천청부지로 치솟던 전세난도 변화를 점치고 있다. 8.28 전월세 대책 이후 세입자들이 많이 이동을 했기 때문에 추석 연휴 이후엔 이같은 전세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윤석(52ㆍ가명) 씨는 "추석 직전 매매값과 함께 완만하게 오르던 전셋값이 추석이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는 남아 있다. 바로 부동산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4.1 부동산 대책 등 그동안 수차례 부동산 활성화 법규를 내놓았지만 번번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불발탄으로 끝난 전례가 많다. 현재 정부에서 발표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만 하더라도 10여개가 넘는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 대표는 "국회에서 부동산관련 법안들이 신속히 처리되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상당한 회복세를 탈수 있지만 반대로 국회 문턱에서 다시 제동이 걸리면 전셋값 폭등과 주택시장 왜곡 등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도 "8.28 전월세 대책이후 주택시장이 예전과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부동산 관련 법규가 국회를 통과하면 주택시장이 빠르게 살아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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