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부동산 팁] 전세대출의 함정
전세대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은행권은 19일부터 전세대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정부도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을 오는 23일부터 시행한다. 치솟는 전셋값 마련에 목마른 서민들에겐 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데 왠지 찜찜하다. 당국의 전세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일반 전세자금대출 한도는 1억6600만원에서 2억22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금리도 내린다. 가장 싼 곳은 신한은행으로 3.91%다. 대부분 은행이 4%~4.36%다. 얼마전만 해도 5~6%대 상품이 대세였는데 많이 내렸다. 이와 더불어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도 선보인다.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세입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목돈이 없고 담보도 없는 세입자에겐 엄청난 혜택이다. 사용하는 동안 대출이자만 내면 된다. 일반 월세보다 훨씬 싸다.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다. 이 상품은 세입자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이고 집 값이 수도권은 3억원, 지방은 2억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70%로, 대출한도는 수도권은 5000만원, 지방은 3000만원이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자금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전세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이런 지원책이 되레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주범이란 지적도 있다. 정부가 세입자의 부족한 자금을 지원해주면 결과적으로 그만큼 전세가는 올라간다는 것이다. 전세자금 조달이 쉽고 이자도 저렴하니 집을 구입할 여유가 있는 사람도 그대로 전세로 눌러 앉는다는 설명이다. 결국 집값은 내리는데 전세만 오르는 비정상적이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제 정부도 전세자금 지원책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좀 더 세밀하고 실효성 있는 전세대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장진찬 기자 iic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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