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감면 연장 검토"..尹재정 한마디에 시장 술렁
[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분양아파트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연장과 관련, 지난 17일 국회에서 "검토해 보겠다"고 한 발언한 이후 주택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연장은 없다"고 못박아왔던 재정부 입장에 변화의 기류가 보이고 있어서다. 윤 장관은 이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근 긴급 호소문까지 낸 건설업계에선 '혜택 연장의 꿈'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마저 돌고 있다.
◇업계 '호소'에도 귀 막았던 정부=
그동안 건설업계는 지난 11일 양도세 감면 조치 종료가 예정되면서 크게 불안해 왔다. 이 혜택이 종료되면 거래량 급감과 미분양 증가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건의를 받은 국토해양부도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시장점검회의 등을 통해 이 부분을 언급하기 시작했지만 세무 정책을 주관하는 재정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세수가 감소할 수 있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의 '모럴해저드'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이유도 있었다.
실제 재정부 방침대로 지난 11일 이 혜택은 종료됐고 이달 초까지 만해도 활발했던 분양시장은 급랭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요 건설단체들은 설 연휴 직전 합동으로 혜택을 연장해 달라며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는 꿋꿋이 '(연장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업계 주장에 대해서도 "혜택 종료를 앞둔 밀어내기 물량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뜻밖의 발언'에 업계 기대감 솔솔=
이런 상황 속에서 윤 장관의 뜻밖의 발언이 나오자 국토부와 건설업계는 이 발언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일단 재정부 실무진들은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원론적 답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기존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관계 기관 협의 요청이 들어오진 않았다"면서도 "재정부에서 협의 요청이 들어오면 적극 검토 해볼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건설 주무부처이지만 세제 문제는 재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일단 원칙대로 종료한 뒤 봄 이사철 이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필요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해왔다.
건설업계도 대체로 윤 장관의 발언을 환영하지만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또 만일 관계부처 간에 연장 방침이 모아지더라도 '조세특례 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아직 재정부가 연장 검토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도 아니고 정부나 의원 발의가 되지 않은 상태여서 적어도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선 통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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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복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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