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재건축·지방선거 내년 집값 '최대 변수' - 버블 세븐 집값 전망

2009. 11. 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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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국세청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자금 출처 조사를 시작하고 9월부터 은행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수도권으로 확대되면서 한동안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집값은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또 10월부터는 제2금융권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현재는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하락세로 바뀐 상황이다.

특히 버블 세븐의 경우 DTI 규제가 제2금융권으로 확대 적용된 이후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1조 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고 최근 들어서는 버블 세븐 아파트 낙찰가 총액이 '반 토막' 났다는 언론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그렇다면 이른바 '버블 세븐'이라고 불리는 지역의 집값은 어떻게 될까. 이대로 하락이 지속될 것인가. 업계에서는 주택 시장이 겨울철 비수기로 접어든 만큼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개포주공1단지, 잠실주공5단지 등 올 들어 가격이 크게 오른 단지에서는 불과 2~3개월 전 거래됐던 가격보다 5000만~1억 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개포주공1단지 49㎡는 10억6500만 원에서 10억 원, 잠실주공5단지 113㎡는 12억6500만 원에서 11억6500만 원으로 호가가 떨어졌다.

가격이 떨어진 것은 비단 재건축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일부 새 아파트들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65㎡는 23억5000만 원에서 22억5000만 원으로 1억 원이나 떨어졌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래미안 198㎡는 16억2500만 원에서 15억 원으로 1억2500만 원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동 명신원공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한 달 새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DTI 규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 하락 폭은 지금보다 더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더 많기 때문이다.

재건축·토지보상비 상승 호재로 '부상'첫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었던 2008년과 달리 올해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3.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는 상황이 더 좋은 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각각 3.9%, 4.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 올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던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많다. 용적률 상향 내용을 담고 있는 강남구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 고시가 연말쯤 이뤄질 예정이고,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정밀 안전 진단 결과가 내년 초 발표되면 개포동 현대 3차, 대치동 국제아파트 등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강남 중층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이명박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장려하고 있으므로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규제는 어떤 식으로든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토해양부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추진 중인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개선 방안도 내년쯤에는 대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질 전망이다.

셋째, 내년에 풀릴 예정인 20조 원 이상의 토지 보상금도 버블 세븐 지역으로 상당 부분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토지 보상비는 대체로 부동산에 재투자되는 경우가 많은데 올 하반기 들어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버블 세븐 지역이 투자 1순위가 될 것이다. 버블 세븐 지역의 생활 편의성, 인적 네트워크, 교통·교육 여건 등은 여전히 매력적인데다 가격 조정이 이뤄진 현 시점이 진입의 적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터득한 학습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집값 상승 요인이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연말까지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외부적인 충격이 없는 한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마지막으로 6월 예정인 지방선거도 버블 세븐 지역 집값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 기간을 전후로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 대거 쏟아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 심리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버블 세븐 지역도 양극화 예상그러나 집값 상승의 긍정적인 요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 초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혜택이 내년 12월 말 종료되므로 시중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이 이뤄질 수 있다. 또 DTI 규제로 기존 주택 처분이 어려워진 경우도 많아 버블 세븐 지역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버블 세븐 지역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눈여겨봐야 할 부분도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줄곧 유사한 낙폭을 보이던 버블 세븐 지역의 가격 움직임이 올 들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버블 세븐 지역의 매매 변동률은 강남구 8.10%, 서초구 11.52%, 송파구 11.89%, 양천구 10.52%로 분당 1.36%, 평촌 1.46%, 용인 마이너스 0.33%와 매매 변동률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 같은 결과는 분당·평촌·용인의 경우 강남과 달리 집값 상승을 견인할 만한 개발 호재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판교·동탄 등 2기 신도시를 비롯해 보금자리주택, 신규 택지지구와 경쟁하게 되면서 주택 수요가 분산된 것도 매매 상승률이 저조했던 원인으로 파악된다.

재건축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 일반 아파트(재건축·주상복합 제외) 간의 가격 폭 차이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버블 세븐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20.27%로 일반 아파트 매매 변동률 5.19%에 비해 4배가량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주상복합 아파트 매매 변동률의 경우 1.39%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아파트 유형별로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주임애널리스트 ace@dra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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