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살리기 '전봇대' 다 뽑는다

2008. 12.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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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남아 있는 규제들의 폐지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폐지,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을 시사한 데 이어 19일에는 부동산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재정부 입장선회 배경=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부처 간에 혼선을 빚는 모습을 종종 노출했다.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대폭적인 완화를 주장한 반면 재정부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11·3대책 발표를 앞두고도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재정부의 반대로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미분양주택 해소를 위해 2년 내 신규 주택을 분양받은 뒤 이를 5년 이내에 팔 경우엔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자는 의견을 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의 잇단 정책에도 주택시장이 '빈사상태'로 빠져들자 재정부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굵직한 부동산 대책만 8번(6·11∼12·5대책)이 발표됐지만, 주택거래는 갈수록 줄고 있고 미분양주택은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주택거래건수는 2006년 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으며, 미분양주택은 여전히 공식집계 15만가구를 넘어 분양시장도 얼어 붙어 있다.

◆남은 규제 폐지 유력=아직까지 남아 있는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는 분양가상한제와 전매제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등이 꼽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들 세 가지만 해결되면 더 이상 손댈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나머지는 작은 규제여서 이들 큰 규제를 없애면 자연적으로 해소되거나 향후 차근차근 진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강 장관의 이날 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발언은 이들 큰 규제를 풀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는 작년 9월에 재도입됐다. 2006년 하반기에 주택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민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도입한 것이다. 이는 싼 주택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켜 주택가격 안정을 이끌었지만 주택건설 부진을 초래하는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투기 조짐은커녕 실수요조차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강남 3구'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릴 가능성이 높다.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고 투기과열지구가 사라지면 민간주택의 전매제한은 없어진다. 주택법에 따르면 전매제한은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된 주택이거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주택공영개발지구 주택 등에 적용되도록 돼 있는데 민간 주택은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전매제한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어서 상한제가 유지되는 공공택지에서의 전매제한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조치를 소급 적용해 줄 가능성이 높아 이미 분양받은 경우도 전매제한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재정부는 또 양도세 면제에 대한 국토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갑수·조현일 기자 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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