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황인범 공백 컸다…'대체자 찾기'보다 중요했던 건 '맞춤 옷 입히기'

김희준 기자 2025. 3. 20.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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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핵심 선수가 없을 때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홍 감독은 경기 전 김민재와 황인범을 잃는 악재를 맞았다.

김민재 대신 권경원, 황인범 대신 백승호를 넣는 건 안정적인 선택이었다.

권경원은 김민재의 역할을, 백승호는 황인범의 역할을 고스란히 수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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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오른쪽,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인범(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호는 핵심 선수가 없을 때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을 치러 오만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조 1위를 유지했다.


홍 감독은 경기 전 김민재와 황인범을 잃는 악재를 맞았다. 김민재는 지난해부터 바이에른뮌헨에서 부상을 달고 뛰는 걸로 알려졌고, A매치를 앞두고 부상이 심화돼 결국 차출이 좌절됐다. 홍 감독은 김민재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바이에른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인범은 지난 주말 경기를 소화해 대표팀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였고, 마지막 훈련까지 지켜본 결과 실전에 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결과적으로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시켰다.


두 선수는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김민재는 걸출한 수비력과 빠른 후방 커버는 물론 후방 빌드업에서 높은 기여도로 수비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황인범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며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패스를 찔러주고 빈 곳으로 들어갈 줄 아는 영리한 미드필더다. 마치 로드리와 후벵 디아스가 빠진 맨체스터시티가 무너졌듯, 핵심이 두 명이나 빠지면 어느 팀이든 흔들리는 건 당연하다.


권경원(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백승호(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그렇다면 이번 경기에서 핵심이 없을 때 가동할 전술적 묘안을 찾는 노력이 보였어야 한다. 김민재 대신 권경원, 황인범 대신 백승호를 넣는 건 안정적인 선택이었다. 그렇다고 두 선수가 김민재와 황인범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권경원은 체격과 패스가 좋지만 스피드나 공중 경합에서 약세를 보인다. 백승호는 활동량이나 전진 패스는 괜찮지만 전반적인 판단력에서 황인범에 비견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두 선수가 최적의 활약을 펼칠 세부 전술을 가다듬어야 했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었다. 권경원은 김민재의 역할을, 백승호는 황인범의 역할을 고스란히 수행해야 했다. 수비적으로 안정감이 줄어들자 센터백 파트너 조유민도 평소보다 잦은 실수를 저질렀고, 한국이 중원 장악력을 완전히 잃어버리면서 공격도 지지부진해졌다.


전반 38분 백승호가 부상으로 나가고 이강인이 들어왔을 때 오히려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건 홍 감독이 전술적으로 발전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강인은 원래도 3선까지 내려와 공격 전개를 풀어나가는 걸 즐기는 스타일이고, 수비력이나 활동량 정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패스 능력이 웬만한 미드필더를 뛰어넘는다. 즉 백승호보다 황인범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반 41분 곧바로 황희찬의 선제골을 만든 것이나 후반 27분 침투하는 이태석에게 훌륭한 로빙패스를 공급한 게 대표적이다.


다음 요르단전에도 홍 감독은 핵심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강인과 백승호가 부상으로 요르단전 출장이 불투명하고, 황인범이 다음 경기까지 실전에 투입될 정도로 회복할지도 미지수다. 원두재와 박용우를 동시에 넣어 아예 수비적인 전술로 전환하든, 이동경을 3선에 배치해 의외성을 창출하든 선택을 해야 한다. 중요한 건 원두재나 이동경에게 황인범의 역할을 부여하지 않고 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는 전술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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