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김연경 대관식 vs 정관장 '역전의 발판'…오늘 결전의 날

안영준 기자 2025. 4.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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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7시 충무체육관서 정관장-흥국생명 챔프 3차전
1,2차전 勝 흥국생명, 승리시 우승과 동시에 김연경 은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연경. 2025.2.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흥국생명을 이끌고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흥국생명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이 마무리되면, 그 우승 세리머니는 김연경의 대관식이자 은퇴식이 될 전망이다.

흥국생명과 정관장은 4일 오후 7시 대전충무체육관에서 2024-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정관장이 이날 이기면 4차전은 6일 대전, 5차전은 8일 인천 삼산에서 이어진다.

안방에서 열린 1·2차전을 연달아 승리한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3차전마저 이기면 그대로 통합 우승을 달성한다. 2연패를 떠안은 정규리그 3위 정관장은 안방서 열리는 3차전을 시작으로 '기적의 역스윕'을 노린다.

이번 챔프전은 흥국생명의 우승 여부뿐 아니라 흥국생명 에이스이자 V리그 최고의 스타 김연경의 마지막 우승 기회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사실상 '김연경 시리즈'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별로 거듭난 김연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주로 해외 무대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V리그에서 2005-06, 2006-07, 2008-09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었다. 이번 시즌 우승하면 16년 만에 통산 네 번째이자, 마지막 정상에 올라선다.

31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이 승리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승리하며 승기를 잡았다. 2025.3.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마지막이라 울컥하지만, 3차전에서 끝낸다"

마지막 순간을 우승 트로피와 함께하고픈 김연경은 은퇴를 앞뒀음에도 누구보다 화려한 기량을 내뿜고 있다.

김연경은 1차전서 팀 최다 득점인 16점으로 3-0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선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만 6점을 몰아치는 등 해결사다운 면모를 보이며 22득점,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3-2로 뒤집는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김연경이 좋은 경기력을 뽐내 흥국생명의 승리가 이어지면, 역설적으로 더는 김연경의 좋은 경기를 볼 기회가 없어진다.

흥국생명이 3차전을 승리하면, 김연경의 마지막 시즌은 모두 종료되고 대전충무체육관은 김연경이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를 치른 곳으로 기억될 예정이다.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은 기세와 전력에서 모두 앞선다. 김연경뿐 아니라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 정윤주 등이 고르게 활약,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에 더해 최은지와 박수연 등 원포인트 서버들도 최상의 감각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다만 3차전이 원정이라는 점은 변수다. 김연경 역시 "지금까지는 홈 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었지만 이제는 원정이다. 3차전을 쉬운 경기로 치르고 싶지만 아마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김연경은 "우리 팬들은 우리가 (3·4차전을 패해서) 삼산으로 돌아오는 걸 원치는 않을 것"이라면서 "더 경기가 없다고 생각하면 조금 울컥하지만, 3차전이 나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끝내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정관장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4.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13년 만의 챔프전 정관장의 결의…"남의 잔치에 안방 내 줄 순 없지"

2011-12시즌 통합우승 이후 13년 만에 챔프전에 오른 정관장은 안방서 남의 잔치를 열리게 할 수는 없다는 각오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버티는 '외인 쌍포'는 이번 시즌 여자부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강력했던 듀오였다. 두 선수가 함께 터지면 어느 팀도 쉽게 막을 수 없다.

변수는 부상과 체력이다. 정관장은 주전 리베로 노란이 근육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차전에 결장했던 노란은 2차전에선 진통제를 맞고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상태가 좋지 않아 3차전 출전은 아직 미지수다. 염혜선도 아직 점프가 제대로 되지 않을 만큼 통증이 있다.

고희진 감독이 "선수들이 통증을 참고 뛰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라며 안타까워할 정도다.

부상 선수들 외에도 전체 선수단이 플레이오프 1·2·3차전과 챔프전 1·2차전까지 이틀 간격으로 계속 경기를 뛰느라 체력이 떨어져 있다.

정관장으로선 우선 3차전을 이겨, 흥국생명의 체력도 점차 떨어지게 만드는 장기전 전략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홈 첫 경기인 3차전 승리가 필수다.

고희진 감독은 "쉽지 않지만 우리 팬들을 위해서라도 포기는 없다. 13년 만에 치르는 챔프전이 3패로 끝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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