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감독이 조동현 감독에게 한 마디, “개소리 하지 말라”

창원/이재범 2025. 4. 22. 11: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얼마나 도움을 줬다고, 마지막에 KT를 한 번 잡아 준 거 가지고 개소리 하지 말라고 좀 전해달라(웃음). 그거 다 개소리다.”

창원 LG는 3시즌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한 때 8연패를 당했다. 플레이오프 진출도 힘들어 보였다. 반등했다. 8연승도 달렸다. 2위는 LG 것이라고 찜이라도 해놓은 듯 한 번 더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역대 정규리그에서 8연패를 당했던 팀의 최다 연승은 7연승이었다. 광주 나산(현 수원 KT)이 1997~1998시즌 7연승을 달리는 등 승승장구하며 3위까지 올랐지만, 아도니스 조던의 부상 이후 8연패를 당했다.

더불어 8연패를 당했던 팀의 최고 순위는 3위였다. 2008~2009시즌 전주 KCC가 3라운드 중반 8연패에 빠져 9위까지 처졌지만, 이후 22승 9패라는 승률 71.0%로 반등하며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슬로우스타터였던 KCC는 당시 챔피언에 등극했다.

LG는 8연패 이상 당한 팀의 최다 연승을 8로 늘리고, 순위도 2로 높였다. 정규리그에서 새역사를 썼던 LG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힘을 쏟는다. 8연패를 당했던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사례는 KCC 밖에 없다.

LG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울산 현대모비스다. 24일부터 창원에서 5전3선승제 4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이번 시리즈는 조상현 LG 감독과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조동현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자꾸 나한테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번에 그 도움을 돌려줄 기회를 줘보겠다(웃음). 말로만 그러지 말고 나한테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상현 감독은 이를 전하자 “개소리 하지 말라고 좀 전해달라(웃음)”고 응수했다.
다음은 21일 오후 창원체육관에서 만난 조상현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현대모비스의 6강 플레이오프를 어떻게 봤나?
분위기 등 현대모비스가 잘 준비해서 올라왔다. 솔직히 5차전까지 가는 건 제 바람이었고, 전력상 올해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올라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1차전을 현대모비스가 이기는 걸 본 뒤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1차전 끝나자마자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 2차전도 일방적인 경기로 끝났고, 3차전도 (정관장이) 따라가다 끝났다.

팀마다 색깔이 다르다. 정관장은 오브라이언트와 버튼이 외곽에서 플레이를 많이 하고, (현대모비스의) 프림과 숀 롱은 어찌됐든 골밑에서 40~50점을 합작한다. (준비할 것이) 너무 많으니까 오늘(21일)은 (선수들과) 수비 미팅만 했고, 내일(22일)은 공격 부분만 미팅을 한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저는(웃음).

선수들은 간절하지 않나?
간절하다. 타마요는 처음 플레이오프이고, 정인덕, 양준석은 지난 시즌 많이 못 뛰었다. 유기상만 플레이오프를 조금 뛰었다. 솔직히 첫해는 마레이 없이 SK한테 그냥 무너진 플레이오프였고, 지난 시즌에는 5차전까지 끌고 갔는데 승부처에서 해결사 문제가 있었다. 올해는 좀 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시즌을 준비하고 팀에 변화도 줬다.

정규리그 동안 조금 어려운 점도 정말 너무 많았다. 마레이가 16경기를 빠지고 두경민과 전성현이 (부상 때문에) 기복이 심한 시즌 안에서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성장을 잘 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부담 없이, 지금도 성장을 했지만 내년에 우리는 뭔가 있기 때문에 정말 즐기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한 대로 잘 어우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 농구는 누구에게 얽매이는 농구가 아니다. 그러다 보면 미치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나올 거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6강 플레이오프 1쿼터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
1쿼터 득점을 보면 결국 트랜지션 싸움이었다. 프림이 골밑으로 뛰고, 거기서 파생되는 게 너무 많다. 리바운드도 현대모비스가 40개 이상 잡아냈다. 그럼 현대모비스를 이길 수 없다. 현대모비스는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도 10개 구단 중에 제일 많은 팀이다. 공격 리바운드 이후 3점슛을 제일 많이 넣는 팀이고, 프랜지션에서 프림이 아니더라도 외곽에서 슛을 많이 쏜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계속 영상으로 보여준다. 결국 그걸 어떻게 잡느냐가 가장 중요할 거 같다.

숀 롱이 살아난 게 LG 입장에선 걱정거리다.
마레이, 먼로, 박정현 등 다 돌아가면서, 총 동원해서 막아야 한다. 매치업의 변화를 줄 생각이고, 더블팀도 가고, 어떤 때는 1대1로 맡길 거다. 수비는 오프 시즌부터 여러 가지를 준비해왔다. 그때 어떤 것들을 사용할지 선수들과 미팅을 하면 준비는 다 된다. 그걸 상황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프림도, 숀 롱도 볼을 잡은 뒤 수비보다 이들에게 볼 투입을 차단하는 게 더 중요할 거 같다.
마레이에게 디나이 디펜스를 해달라고 하고, 2대2 플레이에서 프림이 팝을 한 뒤 슛을 던지는 것도 견제를 해달라고 했다. 상세하게 설명을 다 해줬다. 근데 알다시피 설명을 하고 연습을 하지만 실전에서 얼마만큼 나오냐 라는 거다. 그런 것들이 잘 나와서 (현대모비스의) 슛 성공률이 떨어지면 좋은 거다.

이것도 막고, 저것도 막고 다 막을 수가 없다. 결국은 트랜지션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리바운드에서 대등하게 갔으면 좋겠다. 리바운드를 안 뺏겨야 실점을 안 하고, 3점슛도 최소한 2~3개는 덜 맞는 등 그런 거에서 실점을 줄여달라는 거다.

현재 플레이오프 시리즈 승리가 없다. 동생 조동현 감독을 꺾고 챔프전에 진출하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주위에서 관심을 가지고, 형제 대결이라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선수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다. 저는 LG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진짜 간절한 마음을 갖고 이 팀을 만들고 있고, 어떻게든 강팀이 되도록 선수 구성에 따라서 경기를 하려고 한다. 올해까지 매년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어쨌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제 염원은 챔프전 진출이다.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진짜 간절한 마음으로 올해 그걸(시리즈 패배) 끊고 싶은 마음도 있다. 물론 변명이다. 첫 해는 마레이가 없어서 안 됐고 작년에는 5차전까지 가서 베스에게 당했다. 그건 변명이다. 올해 어떻게든 챔프전에 올라가고 싶은데 그런 것도 저에게 스트레스지만 그 스트레스가 우리 선수한테 압박이 되면 안 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편안하게 해준다. 선수들에게 항상 이야기를 하는 게 플레이오프는 후회 없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저도 준비하는 과정이 매년 똑같지만, 올해는 진짜 간절한 마음을 갖고 준비를 하고 있다. 어차피 승부는 분명히 갈릴 거다. 저희가 안 되는 부분이, 약한 부분이 분명히 또 있을 거고, 얼마나 잘 메우고 공략을 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나뉠 거다.

그래도 한편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타마요와 준석이, 기상이가 2001년생이다.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대견하게 성장을 많이 했다. 이 선수들로 준우승을 할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 했다. 8연패를 했을 때는 이거 플레이오프는 갈 수 있겠나 싶었다. 고민도 되게 많았다. 경민이와 성현이가 정규리그 막판까지 못 돌아왔다. 플레이오프에서 형제 대결이 이슈가 되겠지만, 어찌됐든 간에 이걸 끊어야 한다.

조동현 감독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개소리다. 얼마나 도움을 줬다고, 마지막에 KT를 한 번 잡아 준 거 가지고 개소리 하지 말라고 좀 전해달라(웃음). 그거 다 개소리다. 저는 전혀 도움을 줄 생각이 없고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꼭 좀 전해달라.

어떻게 하면 챔프전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현대모비스가 잘 하는 거를 못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공격력이 좋은 팀이 아니기 때문에, 숀 롱이나 프림처럼 외국선수들이 40점, 50점을 넣는 조합이 아니다. 현대모비스가 잘하는 거를 줄여가고, 세트펜스에서의 확률 높은 공격을 가져가고, 마레이에서 파생되는 공격 등이 잘 되어야 한다. 현대모비스가 도움수비를 어디서 올 것인지 알고 경기를 하고, 타마요에서 득점도 나와야 한다. 또 이기거나 공격이 잘 되었을 때 영상, 안 되었을 때 영상 등을 선수들에게 보여주면서 이틀 동안 수비와 5대5 공격에 초점을 맞춰서 훈련을 하겠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