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소에서 빼낸 '○○' 금값 2배로 껑충…몸에도 '금빛'?
최근 소의 담석(담낭 결석)의 몸값이 금값의 2배까지 치솟을 정도로 수요가 높아지면서 중남미 지역에서 소 담석 강도 사건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뇌혈관 질환 환자가 급증한 중국에서 '소 담석을 먹으면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진 게 큰 이유다. 과연 소 담석이 무엇이고, 이것을 먹는 게 심뇌혈관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까.
담석이란, 담즙 내 성분 비율이 깨지면서 뭉쳐지면서 담낭(쓸개) 내에 만들어진 돌처럼 단단한 덩어리다. 담즙은 △콜레스테롤 △지방산 △담즙산염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들 구성 비율은 생체 내에서 정확하게 조절된다. 하지만 이들 성분의 비율에 변화가 생기면 찌꺼기가 생기고, 이 찌꺼기가 돌처럼 단단하게 뭉친 게 담석이다.
담석은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순수 콜레스테롤석과 혼합석) △색소성 담석(흑색석·갈색석)으로 나뉜다. 그중 가장 흔한 '콜레스테롤 담석'은 담즙에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아지면서 뭉치고, 이에 따라 담낭이 잘 수축하지 않게 되면서 조그만 결절이 담관을 통해 장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생긴다.
흥미롭게도 소 담석은 한의학에서 '우황청심환'의 재료인 '우황'이다. 중화권에서 우황은 뇌졸중·고혈압·비만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였다. 한의학에서도 우황은 신경계에 작용해 경련·뇌전증을 막고 진정 작용, 대뇌허혈 손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심혈관계에 작용해 심장 보호 기능을 활성화하고, 평활근 증식을 억제하면서 고혈압 예방 효능도 갖고 있다는 게 한의사들의 설명이다.
김지호(한의사)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소 담석으로 만드는 우황의 주요 성분은 담즙산·빌리루빈·디옥시콜산·타우린 등으로 우황 자체의 큰 부작용은 따로 보고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우황만 단독으로 쓰는 게 아니라 우황청심원 같이 다른 한약재와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전문가(한의사)가 처방한다면 우황의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의학에선 소의 담석을 무분별하게 먹는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정윤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콜레스테롤 담석은 지방 덩어리나 마찬가지여서 심뇌혈관 환자가 먹으면 오히려 심뇌혈관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불분명한 우황은 구매·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정윤경 교수는 "콜레스테롤성 담석이든 색소성 담석(담즙 성분이 뭉친 것)이든 몸에 좋은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 만큼 소의 담석을 먹는 것 자체가 안전하다고 치부하기가 어렵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의약품(우황청심환·우황청심원)이 아니라면, 성분·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소 담석을 무분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9월 우루과이에선 300만달러(한화 약 43억7490만원) 규모의 소 담석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홍콩으로 밀수하려던 일당이 적발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호주 퀸즐랜드주의 도축장 노동자들은 수년간 소 담석을 고무장화에 숨겨 훔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WSJ은 최근 중국에서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환자가 늘면서 소 담석의 가치가 더 올라갔다고 봤다. 중국에선 매년 10만명당 178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는데, 이는 미국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야생동물 밀매가 증가한 데 중국 전통 의학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각국 정부는 코뿔소 뿔부터 천산갑 비늘, 호랑이 성기에 이르기까지 희귀동물의 특정 부위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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