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 시정연설…우원식 "헌법 위배 발상" 쓴소리(종합)
"추경 조속히 의결해달라" 당부
우 의장 발언에 국힘 항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권한대행 신분으로 24일 시정연설에 나선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헌법재판소 판결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듯이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고 쓴소리를 전했다.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한 대행은 "위기 대응에는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이를 추진하는 타이밍 또한 너무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민께 든든한 힘이 되고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재해·재난 대응 3조2000억원, 통상과 인공지능(AI) 지원 4조4000억원, 민생 안정 4조3000억원 등이 반영됐다. 한 대행은 "초대형, 초고속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재해대책비를 기존 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3배 대폭 보강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행은 "우리가 그동안 한마음으로 수많은 위기를 함께 극복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서로 신뢰하며 협력할 때 우리 앞에 높인 난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행이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작심한 듯 침묵으로 대응했다. 다만 한 대행의 시정연설이 끝난 뒤 우원식 국회의장이 발언에 나서자 본회의장은 소란스러워졌다. 우 의장은 "정부의 공언과 달리 정부 예산 조기집행 실적이 상당히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하고 헌법재판관 지명 등에 나선 것을 거론하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하기 바란다"며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부족할 때"라고 질타했다.
우 의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은 의장석 주변에 다가가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우 의장이 발언에 박수로 호응했다. 한 대행이 국회 본청을 나설 때 기자들이 대선출마 의향을 물었지만, 한 대행은 입을 꾹 다문 채 국회를 떠났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농담인줄 알았는데…사비로 직원 100명에 진짜 해외여행 쏜 대표님 - 아시아경제
- "교사는 고기반찬, 중학생은 양념만"…급식 사진에 중국 '발칵' - 아시아경제
- 황교안과 TV토론하던 무소속 후보…'전과 17범' 이력 화제 - 아시아경제
- "빙수 한 그릇이요…카드결제 15만원 나왔습니다" - 아시아경제
- "기저귀 찬 아이가 마트에 있어요"…경찰 달려가 보니 - 아시아경제
- 배현진 "당근 거래도 아니고 당권 거래?…숙주 찾는 기생충들이나 하는 짓" - 아시아경제
- 일주일새 두 여성과 결혼하려던 공무원, '양다리 교제' 들통나 해고 - 아시아경제
- [단독] 중국 이직하려고 하이닉스 HBM기술 아이패드로 77장 찍었다 - 아시아경제
- "오늘 두 마리, 내일 더 풀거야"…개짖는 소리에 뱀으로 항의한 입주민 - 아시아경제
- '등골 오싹' 괴담 풀더니 건물주 등극…디바제시카, 128억 빌딩 매입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