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 갈길 간다… 中 `전기차·배터리·AI` 테크파워 과시
화웨이 AI칩 대체 가능 자신감
기술혁신 '상하이 모토쇼' 개막
인공지능·자동차 등 신제품 공개
화웨이, 급속충전 시스템 선봬
CATL은 5분충전 배터리 전시
벤츠·도요타 등 중국기업 협력
현대차·기아 경쟁력 하락 우려
"중국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시장 접근성 때문만이 아니라 기술과 혁신 때문이다."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CEO는 23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개막한 상하이모터쇼(오토상하이)에서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이 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145%의 상호관세를 비롯해 인공지능(AI)용 엔비디아 반도체 대중 수출 금지 등 중국 견제를 위해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음에도, 중국은 AI와 전기자동차 등 미래 시장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강력할 테크 파워를 보여줬다. 전기차 충전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엔비디아 칩 없이도 생성형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초장거리 배터리 기술 선보인 中= 중국 화웨이는 23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개막한 상하이모터쇼(오토상하이)에서 업계 최초로 액체 냉각형 초고속 충전 솔루션을 선보였다. 화웨이는 2023년말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하면서 11개 중국 자동차 업체와 동맹을 꾸렸다.
화웨이는 전날 열린 '2025 화에이 스마트 전기&스마트 충전 네트워크 전략·신제품 발표회'에서 "해당 충전 시스템은 최대 출력이 1.5㎿에 달한다. 1분당 20kwh로 충전할 수 있다"며 "대형 트럭도 15분이면 90%까지 충전이 가능해 기존 고속 충전기 대비 효율이 4배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액체 냉각 기술을 통해 초고속 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강한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며 "영하 30도에서 60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은 이번 상하이모터쇼 개막을 앞둔 전날 '테크 데이'를 열고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 '낙스트라'(Naxtra)의 상용화 준비를 마치고, 다음달 중장비 차량 스타터 배터리용부터 생산하기 시작해 12월에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량용 대형 배터리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약 500㎞이다. 특히 영하 40도에서도 충전량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전력 저하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CATL은 전했다.
CATL은 또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선싱'(Shenxing)의 2세대 배터리도 선보였다. 선싱은 주행거리가 800㎞에 이르며 5분간 충전하면 520㎞를 주행할 수 있다. 또 추운 날씨에도 15분 만에 충전량 80%를 달성할 수 있다. 충전 속도는 경쟁사인 BYD를 넘어선다는 평이다. BYD는 지난달 '5분 충전으로 470㎞ 주행' 가능한 급속 충전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처럼 중국 자동차·배터리 업체들의 전기차 굴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환경차 정책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보조금 지원을 중단했고 이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중국 업체들은 오히려 혁신 배터리 기술 개발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와 협업 관계를 늘려가고 있어 글로벌 시장의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BYD의 경우 딥시크와 협업하기로 하고,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눈'(天神之眼)을 저가 모델에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딥시크 개발 비용은 미국 빅테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알려져, 중국 전기차 업체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벤츠·BMW·도요타도 中테크 맞손… 미중에 낀 韓=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올라선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현지화 전략 일환으로 이러한 기술 협업이 확산되고 있다. BMW의 경우 이번 모터쇼에서 AI 모델로 딥시크를 채택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는 신형 CLA에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의 AI 모델 '더우바오'를 탑재했다. 일본 도요타는 중국용 순수 전기 세단 '보즈(BZ)-7'를 공개하면서 화웨이의 훙멍 OS(운영체제) 시스템을 적용했다.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발표회에서 "AI의 중대한 발전이 이곳(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러한 중국 업체들의 기술 공세는 국내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확실한 도장을 찍어 왔지만 전기차 캐즘과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변수가 커진 틈을 중국 업체들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양사는 이번 상하이모터쇼에 첫 불참을 결정하며 복잡해진 속내가 간접적으로 내비쳐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연기관을 선호하고 전기차에 대한 부분을 도외시 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를 기회로 극복하다보니 양국간 기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기술, 양산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중국이 더 앞서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중 사이에 낀 상태에서 대응 방법이 마땅치 않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도 같아지거나 중국이 오하려 역전한 부분도 많다"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공력이 더욱 거세져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AI 기업 아이플라이텍은 중국 화웨이의 AI칩만으로 훈련을 거친 추론 AI 모델을 공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회사측은 "국산 컴퓨팅 파워로 훈련한 '자급자족' 거대언어모델(LLM)"이라며, 엔비디아 칩의 도움 없이 만들었음을 강조했다.
장우진·임주희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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