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 韓 0.8% vs 대만 3.1% 성장… 이게 세계속 우리경제 현주소다

2025. 5. 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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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월 전망치 1.5%에서 단숨에 0.7%포인트(p)를 낮춘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하락 폭 0.7%p 가운데 건설이 0.4%p 끌어내렸고, 관세전쟁으로 타격을 받은 수출과 민간소비도 각 0.2%p, 0.15%p 성장률 전망치를 깎았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7%p 이상 조정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지난 2020년 8월 그해 전망치를 -0.2%에서 -1.3%로 1.1%p 낮춘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한은 전망치 0.8%는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0.7%) 이후 가장 낮고,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과 같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1.5%, 아시아개발은행(ADB·1.5%), 국제통화기금(IMF·1.0%) 등보다도 낮다. 한은은 그러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인하했다.

문제는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불려왔던 대만의 올 성장률 전망치는 우리보다 거의 4배나 높다는 사실이다. 성장률 하락이 외부적 요인이 아닌 우리 내부에 있다는 뜻이다. 이날 대만 통계당국인 주계총처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3.1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대만은 지난 1분기 5.48%(전년 동기대비)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마이너스 0.1%로 뒷걸음질쳤다. 이런 차이는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에 한국이 뒤쳐진 게 한 요인이다. 주계총처는 올해 대만의 수출이 글로벌 기업들의 AI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 급증에 힘입어 5177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열풍이 대만산 정보통신 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져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이에 맞춰 관련 제조업체의 투자와 민간 소비가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대만 경제를 이끄는 것이다.

'AI 물결'에 뒤늦은 것외에 우리 경제를 갉아먹는 또다른 요인도 존재한다. 정치권이 쏟아내는 반(反)기업 악법과 근로시간의 경직성, 팽배한 반기업 정서가 그것이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조의 불법파업을 부추기는 '노란봉투법', 인수합병(M&A) 등 경영진의 경영 의사 결정을 방해하고 우리 기업을 외국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만들 가능성이 농후한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연구소들은 24시간 불이 커져 있는데 우리는 주 52시간 근로 제한으로 인해 R&D(연구개발)조차 막히고 있다. 모두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나라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들이다. 이러니 대만에 조차 뒤쳐지는 것이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2025~2029년 5년동안 우리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1.73%에 그치는 반면 대만은 매해 2% 이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1인당 GDP 또한 내년에 대만에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게 세계 속 우리 경제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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