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1회 하던 심리를 이틀 간격으로…대법 ‘이재명 속도전’
대법원이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 이전에 무죄 결론을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덜고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다면 이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직접 판결(파기자판)해 벌금 100만 원 이상을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 전합 회부 3일새 2회 심리 ‘속도전’
대법원이 사건을 전합에 회부한 직후 3일 동안 2차례의 심리기일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법조계 평가가 나온다. 심리 기일 지정에 관한 제한 규정은 없지만 보통은 매달 한 번 심리를 열어왔기 때문이다. 대법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부장판사는 “일반 사건보다 빠르게 처리하는 선거법 사건임을 고려해도 일반적으로 2, 3개월 가량 걸릴 과정을 이틀만에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례적 속도전의 배경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판 지연 해소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그동안 이 문제를 지적하며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해왔다. 게다가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판결인만큼 전합 판단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조속한 사건 심리를 위해 지난달 26일 2심 선고 직후부터 재판연구관들을 통해 판결문 및 쟁점분석 등 이 전 대표 사건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같은 속도전이 가능한 건 2심 판결 직후부터 사전 검토를 통해 이미 쟁점 등이 정리된 ‘기초 보고서’가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6·3 대선 전 결론 여부 따라 李 경우의 수 복잡
대법원의 판결이 6월 3일 대선일을 기준으로 언제 나느냐에 따른 경우에 수도 나뉜다. 대선 이전에 무죄가 확정된다면 이 전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다소 덜고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대선 이전에 대법원이 2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이 전 대표의 지지율과 여론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당선되더라도 부담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대선 전에 파기환송심이 다시 재상고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되긴 시간적으로 어렵지만, 이 경우 이 전 대표는 향후 ‘대통령에 적합치 않은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도 있다. 대선까지 대법원이 선고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전 대표가 당선된다면, 불소추 특권을 가진 재임 중 대통령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이 계속 심리할 수 있을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전합 회부를 염두에 두고 소부 심리를 형식적으로 지나친 것은 그간 목격하지 못한 관행이며 예외적인 패턴”이라며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특별히 다르게 취급하는 것도 정치·사회적 파장을 고려하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대법이 국민 참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패션·명품 플랫폼 10곳 중 4곳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
- 8개부처 50명 ‘매머드 협상단’ 방미…알래스카 개발은 빠져
- 건진법사 자택서 한은 일련번호 찍힌 ‘뭉칫돈’ 발견…檢, 출처 수사중
- “국힘 지지층, 이재명 상대하는 전략적 판단 시작했다”[정치를 부탁해]
-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3일간 2회 심리 ‘속도전’…대선 전 결론 가능성
- 국힘 맞수토론, 한동훈-홍준표 서로 지목…김문수도 韓 찍어
- 2월 출생아 11년만에 2만 명대 회복…‘에코붐 세대’ 결혼이 한 몫
- “한미 협상 잘돼도 美中 갈등땐 韓성장률 0.5%P 하락”
- [단독]김문수, 전한길 유튜브 출연…尹 호위무사 이용, 맹윤 윤상현도 金 캠프 합류
- 체중 감량 성공하려면…‘두 가지’를 더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