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감시망 피하는 암세포 사멸 방법 찾았다

문세영 기자 2025. 4. 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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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가 면역 공격을 피할 때 활용하는 단백질을 분해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유자형 화학과 교수팀이 암이 면역 회피에 쓰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복합체 자기조립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유자형 교수는 "기존 고분자 기반 키메라 기술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형태의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개발했다"며 "향후 면역항암제와 병용하거나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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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도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연구원(제1저자), 유자형 교수, 양경석 박사(제1저자), 이재모 연구원, 심유정 박사, 박가은 연구원. UNIST 제공.

암세포가 면역 공격을 피할 때 활용하는 단백질을 분해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유자형 화학과 교수팀이 암이 면역 회피에 쓰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복합체 자기조립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PD-L1’이라는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낸다. PD-L1은 암세포 표면에서 면역세포에 공격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 덕분에 암세포는 면역 감시망을 피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연구팀은 녹내장, 뇌전증 등을 치료하는 데 쓰는 약물인 ‘아세타졸아마이드’를 기반으로 암세포에서 PD-L1만 골라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세타졸아마이드는 암세포 표면에 분포하는 효소인 CAIX에 달라붙어 단백질 나노 복합체를 형성하고 PD-L1을 세포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세포 안으로 들어온 나노 복합체는 비정상 단백질로 인식돼 세포 내 청소 공장인 리소좀에 의해 분해된다.

CAIX는 정상 세포에 거의 없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연구팀의 기술은 암세포에만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쥐를 대상으로 연구팀의 기술을 적용한 결과 PD-L1 단백질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암 크기는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점이 확인됐다. 

기존에도 PROTAC, LYTAC 등 키메라 분자를 이용해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술은 있었다. 키메라 분자는 사자·염소·뱀이 합쳐진 신화 속 괴물 키메라처럼 여러 개의 기능성 분자가 조합된 다기능성 분자로 표적 단백질을 찾아가는 분자와 분해하는 분자가 결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키메라 분자들은 덩치가 커 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하거나 복잡한 구조 때문에 설계·합성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체내에서 스스로 조립해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을 제시했다. 

유자형 교수는 "기존 고분자 기반 키메라 기술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형태의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개발했다"며 "향후 면역항암제와 병용하거나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실렸다. 

<참고 자료> 

doi.org/10.1002/advs.202503134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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