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구 얼굴 문신만으로 '번아웃' 알아챈다

영구적으로 몸에 새기는 문신이 아닌 피부에 부착하는 형태의 ‘비영구 무선 전자 문신’이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루이스 센티스 미국 텍사스오스틴대 공대 교수 연구팀은 정신적 부하 상태를 추적하는 얼굴 문신을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29일 국제학술지 ‘디바이스 저널’에 발표했다.
번아웃에 이르지 않을 만큼 일을 처리하는 ‘정신적 작업량’은 개인차가 있다. 정신적 부하 상태를 평가하는 데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작업 부하 지수’가 사용된다.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지만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주관적 평가 도구다.
객관적인 평가 도구로는 뇌전도(EEG)와 안전도(EOG) 검사 방법이 있다. 뇌 또는 눈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전기 활동을 측정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검사 도구는 안구 주변에 전극을 부착하거나 전선이 달린 헬멧을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연구팀은 커다란 헬멧과 주렁주렁 달린 전선 없이 뇌파를 해독해 정신적 부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비영구 무선 전자 문신을 만들었다. 종이처럼 얇은 스티커 센서와 경량의 배터리팩으로 구성된다. 센서는 피부에 완전히 밀착되기 때문에 더욱 선명한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전자 문신은 개인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 최적의 신호를 수신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6명을 대상으로 난이도가 점점 증가하는 기억력 테스트를 진행하고 전자 문신을 이용해 정신적 부하 상태를 측정했다. 실험참가자들은 테스트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세타와 델타 뇌파의 활동이 증가하고 알파와 베타 활동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세타와 델타 활동 증가는 더 많은 인지적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의미이고 알파 및 베타 활동 증가는 정신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전자 문신이 정신적 부하 상태를 감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측정 데이터를 컴퓨터 모델에 학습시키면 전자 문신은 앞으로 발생할 정신적 피로도를 예측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비용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전자 문신 배터리팩은 200달러(약 28만원), 일회용 센서는 개당 20달러(약2만8000원) 수준이다. 연구팀은 전통적인 뇌파 장비 대비 훨씬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정용 전자 문신을 제품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는 머리카락이 없는 피부에서만 전자 문신이 작동하지만 머리카락 위에 부착해도 작동하는 센서 또한 만들 계획이다. 머리카락 위에서 측정 가능해지면 머리 전체를 커버하는 전자 문신으로 포괄적인 뇌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사람마다 최적의 수행 결과를 내기 위한 최적의 정신 작업량은 각기 다르다”며 “인간은 일에 압도당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인지 골디락스 존’에서 최적의 결과를 낸다”고 말했다. 인지 골디락스 존은 학습이나 정보 등을 처리하는 적정한 뇌 활동 수준을 의미한다.
공항 관제사나 트럭 운전사 등은 정신적 피로도가 높은 직업이며 집중력을 잃었을 때 대형 사고를 낼 수 있는 직업군이다. 정신적 부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 관제사 등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순간 등을 미리 감지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신체 건강을 모니터링하듯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며 “직장, 가정 등에 도입돼 정신 건강 상태를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16/j.device.2025.100781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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