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탄 산업 활성화’ 외쳤지만…트럼프, 광부 지원 예산은 ‘삭감’

현정민 기자 2025. 4. 22. 15: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산업 재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광부들을 위한 지원 예산은 오히려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고 깨끗한 석탄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광부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연방 지원 제도는 대거 축소 혹은 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료 엑스레이 진단 사업 폐지·관련 부처 통폐합
노동계·학계 반발…“미래 광부 건강 보장 못해”

미국 제조업 부흥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산업 재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광부들을 위한 지원 예산은 오히려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2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고 깨끗한 석탄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광부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연방 지원 제도는 대거 축소 혹은 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가 운영하던 ‘탄광 노동자 건강 모니터링 프로그램(Coal Workers’ Health Surveillance Program)‘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1969년 닉슨 대통령 시절 도입된 제도로, 광부들이 무료로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고 흑폐증(黑肺症) 여부를 조기 진단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이 제도는 산간 지역 등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이동식 진료소를 보내 실질적인 건강 검진을 제공해 왔으나,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필수 출장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사실상 현장 운영이 중단됐다.

NIOSH 자체도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는 NIOSH 인력의 약 3분의 2를 감축했고, 이에 따라 워싱턴주 스포캔의 호흡기 질환 연구소,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보호장비 실험실 등 주요 시설들이 폐쇄됐다. 이들 기관은 광산 유해물질 노출 연구, 보호장비 효과 실험, 직업병 감시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추진하고 있는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정책의 일환으로, 연방 보건 기구들을 통합해 예산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일 보건복지부(HHS) 산하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 소속 지원 약 1만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와 같은 통폐합이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37년간 광산에서 일한 에모리 카터 전국광산노동자연합(UMWA) 지회장은 WP와의 인터뷰에서 “흑폐증을 앓는 탓에 간단한 집안일조차 숨이 찰 정도로 어렵다”며 “검진 제도가 폐지되면 다음 세대 광부들의 건강은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석탄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웨스트버지니아주 오크힐 지역의 샘 펫송 변호사는 지난 7일 연방정부의 광부 지원 프로그램 폐지에 반발, NIOSH 직원들의 즉각적인 복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예산 삭감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미국 노동자 건강과 광산 산업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닐 샤르마 웨스트버지니아대 의과대학 전문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폐 이식 수술을 받거나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광부들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