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정부 “고향사랑기부, 기업에도 허용하면 좋을 텐데… 고민이 있네”

세종=박소정 기자 2025. 5.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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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랑 기부'가 올해로 시행 3년째를 맞았다.

개인이 고향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정부는 고향 사랑 기부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법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의 고향 사랑 기부에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성공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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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랑 기부’가 올해로 시행 3년째를 맞았다. 개인이 고향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정부는 고향 사랑 기부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법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부금 규모를 키워 지역 발전에 쓰려는 취지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주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행사. /진주시 제공

◇ 고향 사랑 기부, 일본 10조원 VS 한국 880억원

고향 사랑 기부는 지난 2023년 도입됐다. 개인이 고향 등 현재 자신이 살고 있지 않은 지자체에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세액 공제로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를 돌려받을 수 있다. 또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해당 지자체로부터 특산품 등 답례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동안 고향 사랑 기부의 성과는 해마다 커졌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는 고향 사랑 기부를 통해 879억3000만원을 받았다. 도입 첫해(651억원)보다 35% 증가한 것이다. 이어 올해도 1분기까지 183억5000만원이 들어왔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이다.

애초 고향 사랑 기부는 일본에서 비슷한 제도가 먼저 시행됐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일본의 ‘고향 납세’(ふるさと納税)' 모금액은 2023년 기준으로 1조엔(약 1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의 100배가 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고향 사랑 기부에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성공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3년 일본 고향 납세에서 기업 기부금이 470억엔(약 453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고향 사랑 기부금의 5배가 넘는다.

지난해 2월 6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열린 설맞이 기념 고향사랑기부제 행사의 모습. /뉴스1

◇ 일본에선 기업·지자체 유착 사례 생겨… 정부 “제한적 확대 검토”

한국 정부도 고향 사랑 기부 참여 자격을 법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행정안전부 차관보 등이 일본을 방문해 법인 기부 운영 실태를 살펴보고 왔다고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법인 기부 등을 허용해 고향 사랑 기부 액이 5년 내 연간 1조원을 넘어서도록 설계하려고 한다”고 했다. 법인의 고향 사랑 기부를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도 여러 건 발의돼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고향 사랑 기부를 법인에도 선뜻 허용하기가 힘든 사정도 있다고 한다. 앞서 일본은 2016년부터 ‘지방창생 응원세제’(地方創生応援税制)를 도입해 지자체에 기부하는 기업에게 법인세 경감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런데 기업이 지자체에 기부한 뒤 사업을 부정하게 수주하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

일본 후쿠시마현 쿠미니쵸 지역은 2022년 도쿄 소재 IT(정보기술) 기업 ‘DMM.com’과 그 계열사로부터 고향 납세로 한화 약 42억원을 기부받았다. 이 지자체는 이후 고성능 구급차를 개발해 타 지자체에 리스해 주는 사업을 추진했는데, 이 사업에 DMM 그룹 관련사가 단독 응찰해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대가가 있었다”고 판단해 해당 사업 시행 인가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법인 기부를 허용하면서 그 범위를 제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부를 받는 지자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법인만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인구 소멸 지역에서만 법인 기부를 먼저 허용하고 점차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행안부는 개인 기부 활성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세액 공제 한도를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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