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10까지 숫자 못 세더니"…7개월 만에 4가지 중병 찾아온 女, 무슨 일?

정은지 2025. 5. 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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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세는 능력 상실로 시작된 병원 방문… 다발성경화증부터 암까지 걸린 여성 인생 극복기
한 여성이 10까지 숫자조차 제대로 셀 수 없을 만큼 인지 기능 이상을 겪다, 병원을 찾은 후 7개월 사이 4가지 중병을 연달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SNS]

한 여성이 10까지 숫자조차 제대로 셀 수 없을 만큼 인지 기능 이상을 겪다, 병원을 찾은 후 7개월 사이 4가지 중병을 연달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호주 지역 매체 Geelong Times, 영국 일간 미러 등 소개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지롱에 사는 저스틴 마틴(54)은 2011년, 10까지 숫자를 세는 능력을 잃고 일상적인 계산조차 어려워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처음엔 시계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돈 계산이 어려워지는 등 사소한 혼란이 시작이었다. 발바닥은 타는 듯한 통증이 지속됐고, 시야는 갑자기 흐려지거나 두 배로 겹쳐 보였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점점 일상을 잠식했고 결국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 진단을 받았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그의 어머니 역시 MS로 인해 사망했다는 점이다. MS는 중추신경계에 염증과 손상을 유발하는 만성 질환으로, 피로, 인지 기능 저하, 감각 이상, 보행 장애, 시력 문제 등을 동반한다.

그는 "어릴 적 어머니가 서서히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우리들은 절대 같은 병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들었지만, 결국 나도 같은 진단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MS 진단 이후, 저스틴의 몸은 빠르게 망가졌다. 같은 해에 뇌 손상성 인지 장애를 비롯해, 심방세동, 심방빈맥, 심막염, 흑색종(피부암) 등 중증 질환들이 연이어 발견됐다. 이후 몇 년간 혼합형 냉침전글로불린혈증,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소림프구성림프종(SLL), 지방부종, 비만세포활성증후군(MCAS), 롱코비드, 봉와직염 등까지 겹치면서 보기 드문 복합질환 환자가 됐다.

그러다 2017년, 심각한 MS 재발로 인해 그는 갑작스레 두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발을 디딜 수 없었다. 유리조각 위를 맨발로 걷는 듯한 통증과 전기 충격이 동시에 밀려왔고,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의사는 그에게 "다시는 걷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스틴은 병원에서 3주 동안 재활 치료를 받으며 다시 걷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는 "육체적인 고통도 컸지만, 정서적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내 몸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퇴원 후 거실에 마련한 책상에서 하루 최대 14시간을 일하며 자택 기반 창업에 나섰다. 드레싱가운 차림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통화는 누운 채로 진행했다. 집중력 유지를 위해 타이머를 사용하고, 메모로 일정을 관리했다.

그 결과, 현재 저스틴은 '저스틴 마틴 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5개 회사를 운영, 20개의 비즈니스 어워드를 수상하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현재 회복탄력성 교육, 코칭, 멘토링, 출판 사업 등을 통해 환자와 기업인을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 3회 체육관에서 훈련하며 장애 포함 전 종목 선수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금 저는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난 사람이다. 통증 속에서도 의미를 찾았고, 절망은 내 삶의 연료가 됐다"고 말했다.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다발성경화증, 재발과 완화 반복

저스틴이 겪은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의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국내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약 3.23명꼴로 발병하는 희귀 질환으로 분류된다 .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환자 수는 약 1,800명으로 추정되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2.4배 더 많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공격하여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감각 이상, 근력 저하, 시신경염, 급성 척수염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젊은 환자일수록 질병 초기부터 뇌 염증의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뇌척수액 검사에서도 면역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경향은 비타민 D 결핍, 비만, 야간 근무, 도시화 등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질병 조절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ies, DMTs)가 도입되어 환자들의 치료 옵션이 확대되고 있다. 고효능 약물의 조기 사용이 장기적인 예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기도 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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