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아파트, 농약살포기로 불 질렀다…60대 방화 용의자 사망
경찰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 화재 원인을 방화로 추정하고 현장에서 불에 타 숨진 60대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 화재로 현재까지 방화 용의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추락하는 등 주민 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소방과 경찰 당국은 파악했다. 70~80대 여성이 불을 피하기 위해 베란다에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서울 관악경찰서와 관악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7분 봉천동 소재 21층짜리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은 방화로 의심된다”며 “화재가 최초 발생한 4층 복도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된 60대 남성 A씨(61)씨 주변에서 농약살포기 모양의 토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에 탄 변사체의 지문을 확인한 결과 방화 용의자로 추정하는 사람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말까지 불을 낸 4층 바로 아래 3층에 거주했으며 층간 소음 문제로 윗집 주민과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에서는 유서가 발견했다. 유서는 딸을 향해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내용이라고 한다.
경찰은 앞서 이날 오전 8시 5분 화재 현장과 1.5km 떨어진 봉천동 주택가 빌라에서 ‘한 남성이 분사기로 다른 집에 불을 내고 있다’는 최초 신고를 접수받았다. 이후 8시 17분에는 화재가 난 아파트에서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최초 신고와 이번 화재 방화 사건이 관련이 있는지 의심하고 확인 중이다.
이날 오전 소방 당국은 “폭발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 “사람이 매달려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진화에 나섰다. 이 화재로 연령 등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1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고, 부상자 6명 중 4층에서 추락한 70~80대 고령의 여성 두 명은 전신화상 중상을 입어 후송됐다. 나머지 4명은 경상이라고 한다. 소방은 단순 연기 흡입자도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방은 오전 8시 30분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소방은 오전 9시15분쯤 큰불을 잡고, 9시54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고 밝혔다.
박종서·김창용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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