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스토리] 고열에 시달린 정성우, 누구보다 이기고 싶었다

수원/정지욱 2025. 4.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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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3, 경기 종료 10초전.

시리즈의 향방이 가려질 마지막 순간에 KT 허훈이 볼을 잡았다.

허훈의 앞에는 한국가스공사 정성우가 섰다.

허훈은 환호했고 정성우는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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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수원/정지욱 기자]73-73, 경기 종료 10초전. 시리즈의 향방이 가려질 마지막 순간에 KT 허훈이 볼을 잡았다.


그는 동료들에게 손짓을 했다. 1대1을 할테니 코트를 비워달라는 신호였다.

허훈의 앞에는 한국가스공사 정성우가 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T에서 동료로 뛰었던 사이다. 허훈은 5번의 드리블을 친 뒤 중거리 슛을 던졌다. 정성우도 필사적으로 막았다.

허훈의 슛은 백보드를 맞고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남은 시간은 2.8초. 이 시리즈의 승부를 결정짓는 위닝샷이었다. 허훈은 환호했고 정성우는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이 골과 함께 2025년 4월 20일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을 패배(76-78)한 가스공사의 2024-2025시즌이 끝났다.

경기 후 가스공사 라커룸은 아쉬움과 눈물이 뒤섞였다. 정성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누구보다 이 시리즈를 승리하고 싶었다.

시리즈 내내 온 힘을 쏟은 탓에 면역력이 떨어져 5차전 당일 오전까지 고열에 시달렸다. 아침일찍 링거를 맞고 호텔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경기에 나섰다.

경기 후 만난 정성우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저만 안 좋은게 아니었어요. 부상자가 많았기 때문에 저까지 빠질 수가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는데...너무 아쉽네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허)훈이가1대1을 할 때 어떤 플레이를 할지 알고 있었어요. KT에 있을 때 수도 없이 봤던 동작이거든요. 드리블하다가 저를 한번 밀어놓고 중거리 슛을 던질거라고 알고 있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막았는데... 훈이가 잘 넣은 거죠”라며 결승 골 순간을 떠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가스공사와 계약을 맺은 정성우는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정규리그 52경기에서 평균 6.1점 3.9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으며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공격에서도 힘을 보태며 5경기에서 평균 11.4점을 넣었다. 기록이 다가 아니다. 본연의 장점인 수비에서 힘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단숨에 가스공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트에 모든 것을 쏟은 그는 가스공사 선수들을 향한 응원으로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가스공사에 와서 한 시즌을 치러보니 하나로 잘 뭉치는 팀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주역이기보다 다른 선수들을 돕는 역할에 강점이 있는 저에게 잘 맞는 팀이에요. 이런 팀에 오게 되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4차전 모두 치열했지만 5차전이 정말 플레이오프다운 경기였어요. 팬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겁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와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원정이었지만 홈경기 같은 느낌으로 뛰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의 시즌은 여기서 시즌이 끝났지만 다음시즌 더 강한 팀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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