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격이 시작됐다…알고도 못막는 희토류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이처럼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느슨한 환경규제 덕분이다. 실제로 희토류 금속 1톤을 추출하는데 약 6300만리터의 독성 가스와 20만리터의 산성 폐수, 1.4톤의 방사성 폐수가 발생한다. 과거 미국에서도 희토류 생산이 이뤄졌지만 폐수 유출 등의 문제로 결국 문을 닫았고, 현재는 채굴한 희토류 원광을 중국에 보내 정제와 제련을 거쳐 재수입 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막대한 환경비용을 무시한 채 저렴한 노동력을 투입해 희토류를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시장의 절대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5년부터 70여 가지 희토류와 관련 품목을 수출허가 품목으로 지정하고 난립해 있던 희토류 기업을 '중국희토그룹'이란 국유기업으로 통폐합했다. 여기에 각종 보조금과 연구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동시에 영구자석 제조 기술과 희토류 정제 및 제련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먼저 중국이 독점하는 희토류는 무기 제조를 위한 핵심 재료라는 점에서 미국의 방위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전자기기와 전기모터에는 '영구자석'이 쓰이는데 이는 한번 자성을 띠면 외부의 전원 공급 없이 자성을 유지하는 물질이다. 여기에는 '네오디뮴'이라는 희토류가 주로 쓰이는데, 엔진터빈이나 고성능 모터처럼 고열이 발생하는 부품에는 '디스프로슘'이라는 희토류가 반드시 추가돼야 한다. 또한 ''이트륨'은 고온을 견딜 수 있도록 엔진코팅이나 유도탄 등 레이저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다. 즉, 영구자석이나 희토류 없이는 미국의 무기 제조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중국산 희토류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출이 전면 금지될 경우 미국 방산 업체의 무기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F-35전투기 생산에 약 440kg의 희토류가 필요하고 이지스함은 약 2.4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약 4.1톤의 희토류가 소요된다. 미국은 영구자석 등 일부 희토류에 대해 6개월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이 비싸지만 일본 등지에서 대체 공급도 가능하지만, 디스프로슘은 재고나 대안이 모두 없기 때문에 방산업체의 무기 생산 라인이 곧 중단될 수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는 남중국해와 인도o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유리한 지정학적 안보환경을 조성하려는 전략적 노림수가 깔려있다. 지난 2010년 중국은 동중국해에서 영유 권 갈등으로 일본과 충돌했을 당시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를 취해 3일 만에 항복을 받아낸 경험 이 있다. 마찬가지로 이번 대미 희토류 통제 조치는 대만해협 등에서 미국과 갈등이 심화될 경우를 상정해 대미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희토류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미국의 우려는 깊을 수밖에 없다. 특히 탄소 중립 정책과 전기차, 풍력 발전 등 친환경 기술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희토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집행위원회와 세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희토류 수요는 최대 500%까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서 광물협정을 추진하고 그린란드를 구매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결국 희토류 확보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핵심광물자원 50개 중 22종이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매장돼 있으며 여기엔 희토류도 포함된다. 또한 그린란드의 '크바네펠트' 광산과 '탄브리즈' 광산은 세계 3대 희토류 매장지로 꼽히며 글로벌 희토류 공급량의 최대 15%까지 담당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와 그린란드에 새로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할 경우 미국에게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취약성을 보완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길주 교수는 "단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를 둘러싼 전선은 확대o심화될 것"이라면서 "향후 트럼프는 시진핑과 관세를 내리고 희토류 통제를 풀어냄으로써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희토류 확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우크라이나와 그린란드에서의 이권을 확보하겠다는 자신의 정책을 더욱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근 전문위원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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