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왜 더 내지?" 이유 모르고 수백만원 추가금…가격 공유 막는 웨딩업체

이현수 기자, 오석진 기자 2025. 4. 1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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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아야 할 결혼이 깜깜이, 덤터기 비용 때문에 준비도 하기 전에 망가지고 있다.

하씨는 19일 머니투데이에 "웨딩 업체에서 견적서를 공유하는 것을 금지해 가격정보를 얻기가 힘들다"며 "결혼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웨딩 업체가 '갑'이라 항의하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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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깜깜이·덤터기에 멍드는 결혼②
[편집자주] 축복받아야 할 결혼이 깜깜이, 덤터기 비용 때문에 준비도 하기 전에 망가지고 있다.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이 없어 예비부부들은 진땀을 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추가' 비용이 견적보다 더 커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부가 나섰지만 '무용지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깜깜이 결혼비용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사진=김현정 디자이너.

#지난 3월 결혼한 30대 하지연씨(가명)는 결혼식 예산을 계획하며 골머리를 앓았다. 웨딩홀 홈페이지와 결혼 정보 카페를 찾아봐도 정확한 가격을 찾을 수가 없어서였다. 유명 카페에도 광고성 후기만 많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가격 정보를 공유하는 글을 쓰면 탈퇴 처리가 된다는 글을 보고 뒤늦게 이유를 알았다.

온라인 결혼정보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가격 정보는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많은 웨딩 업체에서 고객이 견적 내용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것을 금지해서다.

하씨는 19일 머니투데이에 "웨딩 업체에서 견적서를 공유하는 것을 금지해 가격정보를 얻기가 힘들다"며 "결혼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웨딩 업체가 '갑'이라 항의하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1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한 웨딩 정보 카페에도 가격 정보는 찾기 어려웠다. 웨딩홀 계약 후기글 중에는 "대관료가 말도 안 되게 좋다", "매우 합리적인 가격" 등 홍보성 문구는 자주 보였지만 정확한 금액이 명시된 경우는 드물었다. 약 3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또 다른 카페에는 "견적 가격 공개 불가능"이라고 대놓고 적힌 경우도 있었다.

드물게 견적 공개가 되는 카페도 있지만 금액이 정확하진 않다. 올해 9월 결혼을 앞둔 신지훈씨(25·가명)는 "일부 카페엔 견적이 올라오지만 막상 업체를 찾아가면 추가금이 몇백만원인 경우도 있다"며 "왜 추가금이 발생하는지 설명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답답했다"고 말했다.

결혼 정보 카페 '웨딩홀 후기' 게시판에 "좋은 견적에 계약했다", 견적 가격이 "공개 불가능하다" 등 글이 올라온 모습. "당일 계약 할인"을 받았다는 홍보성 문구도 포함됐다. /사진=SNS 갈무리.


웨딩업체가 견적 공개를 막는 관행에 법적 근거는 없지만 '비밀유지' 계약을 맺는 순간 구속력이 발생한다. 고객이 '금액 공유를 하지 말라'는 업체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계약을 하면 구속력이 생기게 된다"며 "견적 내용을 유출하지 않기로 계약서에 명시했다면 지키는 것이 맞지만, 이 과정에서 투명한 가격 정보를 얻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견적 공개를 하더라도 업체가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 입장에선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다. 김태연 태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소비자들은 정확한 정보가 공개돼야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는데, 업체 측에서 이를 막는 것은 불공정한 관행"이라며 "이를 막는 법적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소비자끼리 가격을 공유하는 위험을 무릅쓰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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