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렸어" 서학개미 울상…작년 '150조' 찍었던 국민연금 손실은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투자가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어나면서 상호관세 리스크로 급락한 여파가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형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아 나스닥 폭락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년새 미국 증시 포트폴리오가 3.6배로 불어난 상태다.
19일 IB(투자은행) 업계와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한 자산의 평가액은 지난해 연말 기준 1057억(150조4216억7000만원)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3분기(1036억달러)에서 2.03%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았던 2020년 1분기 대비 25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보유 종목은 484개에서 525개로 약 8.5% 증가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가치 상승 효과와 함께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 중심의 미국 증시가 최근 급격한 조정을 겪으면서 국민연금 수익률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나스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연초 대비 15.67%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경기 악화 우려가 뉴욕 증시 매도세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말 보유했던 브로드컴 지분(859만3557주·평가액 19억9233만달러)을 올해 1분기에도 그대로 유지했다면 전분기 대비 5억2297만달러(약 7441억원) 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은 연초 대비 26.25%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 관계자는 "미공시 안건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및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인 브로드컴은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평가액 기준 상위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보유량을 전분기 대비 늘린(3.87%증가) 종목이었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말 비중이 유지됐다면 연초 대비 주가가 21.34% 하락하면서 14억4800만달러의 평가액 손실이 추정된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 15억1000만달러 (24.42%하락) △마이크로소프트 7억500만달러(12.75%하락) △인베스코 4억2900만달러(10.31%하락) △아마존 7억9900만달러(21.31%하락) 가량 평가 손실이 예상된다. 상위 5개 종목 비중이 유지됐다면 48억9100만달러(6조9600억원) 의 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다른 핵심 보유 종목으로는 애플 67억8500만달러(2709만4436주·6.42%), 엔비디아 61억8100만달러(4602만4368주·5.85%), 마이크로소프트 55억3000만달러(1312만218주·5.23%), 인베스코 MSCI USA ETF(상장지수펀드) 41억6000만달러(7063만1785주·3.94%), 아마존 37억4800만달러(1708만3851주·3.55%)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았다. 해당 상위 5개 종목에만 전체 포트폴리오의 25%를 집중 투자했다.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 대비 주목할 만한 변화도 관찰됐다. 국민연금은 데이터 분석 및 AI 기업인 팔란티어(PLTR) 보유량을 494만3328주로 64.78% 늘리며 AI(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베팅을 강화했다.
반면 애플(-2.83%), 엔비디아(-2.53%), 메타(-2.04%) 등 주요 대형 기술주 보유량은 소폭 줄였다. 미국 증시의 급등에 따라 차익 실현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K)을 포트폴리오에 31만4207주 신규 편입하면서 3억2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램리서치(LRCX) 역시 신규 투자 종목으로 추가됐다.이 밖에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와 로봇수술시스템 개발기업 인튜이티브서지컬을 매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은 분산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리스크 관리도 주가 하락에 따라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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